13일 국토교통부와 코레일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50분쯤 경의중앙선 양평역~원덕역 구간에서 시운전하던 전기기관차 한 대가 앞에 멈춰 서 있던 또 다른 시운전 기관차를 추돌하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뒤에서 추돌한 기관차의 기관사 박모씨(45)가 숨지고 앞·뒤 기관차에 탑승했던 관계자 6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에 이송됐다. 부상자 중 3명은 중상으로 알려졌다.
코레일에 따르면 사고는 새로운 열차신호체계인 자동정지장치(ATP)를 시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자동정지장치는 앞 열차와의 거리가 가까우면 뒷 열차에게 주행 가능 속도 등을 알리고 속도를 자동으로 줄여주는 시스템이다.
시스템이 정상 가동됐다면 앞 열차가 멈춰 선 상태에서 뒷 열차는 속도를 줄이다 자동으로 멈춰야 한다. 하지만 이번 시험운행에서 뒷 열차는 제대로 속도를 줄이지 못해 앞 열차를 들이받았다.
국토부는 철도안전감독관, 철도경찰,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등을 현장에 파견해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시스템상 문제인지 기관사 과실에 의한 것인지는 파악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의중앙선 열차 운행은 잠시 중단됐다가 오전 7시35분쯤부터 청량리~양평 구간 운행이 재개됐다. 사고 구간인 양평~원덕 구간은 한쪽 선로를 통해 양방향 열차를 소통시키는 임시조치를 취한 뒤 오후 1시34분 복구를 완료했다.
한편 최근 열차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코레일의 안전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 7월 30일에는 승객을 태우고 운행 중이던 무궁화열차에 갑자기 쇳덩이가 유리창을 깨고 날아들어 승객 7명을 다치게 한 사고가 일어났다. 쇳덩이는 열차에서 떨어져 나온 내부 부품이었다.
그 다음날인 7월31일에는 인천공항행 KTX열차의 고장으로 공항철도의 운행이 잠시 지연되기도 했다. 앞서 지난 5월27일에는 광운대역, 6월29일에는 노량진역에서 작업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국토부는 철도 노사정 간담회를 바탕으로 지난달 22일 '철도안전 운행 및 작업자 안전확보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는 △철도차량·부품 품질관리 강화 △철도시설의 체계적 관리 △작업현장의 안전환경 확보 △구조적 안전 취약요소 제거 △안전 중심 철도경영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안전대책을 발표한 이후에도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열차 추돌사고가 일어났다는 점에서 코레일의 안전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철도 운행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걸린만큼 최근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제대로 된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열차사고의 원인은 한 가지로 단정할 수 없고 다양한 원인별 대책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며 "이번 사고가 코레일 과실로 밝혀질 경우 형사 처벌 및 과징금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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