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발에 외국인 짐쌌다…증권투자 순유출 전환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 2017.09.13 12:00

8월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32억5000만달러 순유출…CDS 프리미엄 1년 3개월 만 최고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이 올 들어 처음으로 순유출됐다. 북·미 간 갈등 수위가 고조되고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감이 높아지자 외국인이 주식, 채권시장에서 투자금을 빼낸 영향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중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8월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32억5000만달러 순유출됐다. 주식시장에서 13억3000만달러, 채권시장에서 19억10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순유출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주식자금은 지난해 1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채권자금은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순유출을 기록했다.

올 들어 국내외 경기회복 기대감과 글로벌 투자심리 개선에 외국인은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진을 이어 왔다. 그러나 8월 북한 리스크가 고조되자 외인이 '팔자'세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은 전 세계가 본 적 없던 화염과 분노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해 북한이 '괌 포위 사격'으로 응수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격화됐다. 이어 29일 북한이 발사한 '화성-12형'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는 더욱 고조됐다.

한은 관계자는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자 주식과 채권 자금 모두 순유출됐다"며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는 원/달러 환율을 상승시키고 우리나라 신용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했다.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7월말 1119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8월말 1127.8원을 기록했고 9월11일 1131.9원까지 올랐다. 9월11일 기준으로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는 지난 7월말보다 1.1% 절하됐다.


다만 8월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지난 7월보다 소폭 축소됐다. 북한 리스크가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 반면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며 상·하방 요인이 엇갈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의 전일대비 평균 변동폭은 3.8원, 변동률은 0.34%로 나타났다. 7월 4.7원(0.42%)과 비교해 줄었다. 일중 변동폭도 4.8원(변동률 0.43%)으로 7월(5.2원, 0.46%)에 비해 축소됐다.

국가 신용위험도를 나타내는 외평채 5년물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8월 평균 62bp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대비 4bp(0.04%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CDS 프리미엄은 높을수록 부도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8월 평균 CDS 프리미엄은 월평균 기준 지난해 5월(63)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이달 3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하는 등 도발 수위가 높아지자 9월 1~11일 CDS 프리미엄은 평균 68까지 상승했다. 이는 개성공단 폐쇄 조치가 이뤄지며 지정학적 긴장감이 높아졌던 지난해 2월(71)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내은행이 해외에서 돈을 빌릴 때 적용되는 외화차입 가산금리는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하락했다. 8월 평균 1년 이내 단기 대외차입 가산금리는 1bp로 7월과 비교해 변동이 없었고 평균 차입기간은 34일로 12일 줄었다. 1년 초과 중장기 대외차입 가산금리는 52bp로 전월대비 14bp 내렸고, 평균 차입기간은 5.2년으로 전월보다 0.1년 늘었다.

외환스왑레이트(3개월)는 7월말 -0.41%에서 8월말 -0.37%로 상승했다. 한은은 "북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외환자금 사정 등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통화스왑금리(3년물)는 1.10%에서 1.07%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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