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아이 내가 지킨다"…호신술 가르치는 부모들

머니투데이 모락팀 윤기쁨 기자 | 2017.09.13 06:40

[이슈더이슈]잇단 학교 폭력 사건에 불안감↑…유학·이민 관심도


#최근 박모씨(43)는 학교에서 돌아온 9살 자녀의 몸에 작은 상처라도 있으면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건 아닌지 가슴이 철렁하다. 박씨는 "청소년 강력범죄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는데 학교에서 해코지 당하진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부산·강릉 등 학생 집단 폭행 사건과 청소년 대상 강력범죄 등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아이에게 호신술 등을 가르치는가 하면 학교에 보내는 것이 걱정돼 홈스쿨링, 유학 등에 관심을 갖는 부모도 부쩍 늘었다.

◇운동보단 호신술…"태권도 말고 주짓수로"

12일 교육관련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자녀가 폭행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호신술 교육 등에 관심을 갖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과거에는 아이의 신체적 발달과 건강 등을 위해 태권도나 야구 등 운동을 시켰다면 최근에는 주싯수(관절 꺾기나 조르기 등을 이용해 상대방을 제압하는 무술) 등 호신용 무술에 관심을 갖는 부모가 많아진 것. 이에 관련 학원들도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다.

김수현씨(39)는 "딸 가진 부모로서 학교폭력 당한 애들 사진을 보니 속상하다"며 "이젠 딸을 곱게 키우는 시대는 끝났기 때문에 자기 몸은 자기가 지킬 수 있도록 강하게 키우겠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주싯수 학원은 "최근 부산·강릉·아산 여중생 집단 폭생 등 청소년들의 잔혹한 폭력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제 자녀의 몸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며 "주짓수는 여성이 남성을 제압할 수 있는 무술로 초등학교 4·5·6학년도 쉽게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학교에 못 보내겠다"…홈스쿨링 찾아

학교 대신 홈스쿨링을 고려하는 학부모도 있다. 홈스쿨링은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부모가 집에서 직접 아이들을 교육하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사회성·대인관계 결핍 등의 우려가 많았지만 최근 학교폭력 문제로 학교에 보내기가 꺼려진 학부모들이 적극 문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하림씨(안양·31)는 “학교폭력 얘기가 나올 때마다 너무 걱정이 돼 진지하게 학교를 안보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홈스쿨링하며 부족해진 사회성이나 인간관계는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 등을 하게 해주면서 채우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홈스쿨 관련 업체 한 관계자는 "공교육 정규과정과 똑같이 진행되는 수업이 있는가 하면 홈스쿨링 하는 부모들을 위한 강좌도 있다"며 "학교폭력 때문이라고 짚어 말할 순 없지만 이전보다 홈스쿨링에 대한 관심이나 문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학교생활 걱정돼"…유학·이민 고민하는 학부모들

국내 한 유학·이민 커뮤니티 회원 수는 지난달보다 10%정도 증가했다. 회원들은 자녀의 학교폭력·집단따돌림 등에 우려를 표하며 외국의 교육 환경이나 이민 등에 관한 정보를 활발히 공유하고 있다.

송도에 사는 A씨(33)는 "첫째 아이가 6살이고 현재 둘째를 임신 중인데, 최근 뉴스를 보면서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았다"며 "캐나다에 계신 분께 들으니 아이 교육 환경에 좋은 곳인 것 같아 지금부터 유학이나 이민을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모씨(37)는 "전에는 이민을 막연하게 동경심을 갖고 생각만 해왔는데 요즘은 이 나라에서 애를 키우며 살 수 있겠냐는 생각이 들어 더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며 "조직폭력배 같은 여중생들의 폭력 사건에 부모도 아이도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여중생 폭행사건' 이후 이민을 결심했다는 글이 올라왔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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