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절 넘긴 北…안보리 제재 추이보며 전략도발 나설듯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 2017.09.10 17:17

[the300]北, 9.9절 도발 대신 美 향해 막폭탄 위협…美, 중·러 반대에도 11일 대북제재 결의 표결 압박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6차 핵실험에 참여한 핵 과학자, 기술자를 위해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축하연회에 참석했다고 노동신문이 10일 보도했다.(노동신문) /사진=뉴스1

전세계의 이목이 주목된 9.9절(정권수립일), 북한의 ‘물리적’ 도발은 없었다. 대신 대북 원유 공급 제한을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 제재결의안 처리를 앞두고 미국을 향해 “넋나간 자들의 발악”이라며 말폭탄을 쏴 댔다.

북한은 정권수립 69주년인 지난 9일 추가 도발을 감행하지 않았다. 지난해 북한은 9.9절 직전인 9월3일 스커드-ER 미사일을 발사했고 당일엔 5차 핵실험을 실시한 바 있다. 지난 3일 6차 핵실험으로 일찌감치 ‘축포’를 터뜨린 북한은 올해 9일엔 다수의 논평을 통해 미국에 대한 위협을 이어가는 전술을 구사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9일 논평을 통해 "미국이 반공화국 적대시 책동을 집요하게 추구하는 한 우리에게서 크고 작은 '선물보따리'들을 계속 받아안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신문은 1면 사설에서 "우리 식의 최첨단주체무기들을 더 많이 만들어내며 '3·18 혁명', '7·4 혁명', '7·28'의 기적적 승리와 같은 대사변들을 연이어 안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이 언급한 각종 사변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시험발사 등을 가리킨다.

같은 날 조선중앙통신은 '최후의 승리는 조선의 것이다'라는 논평을 통해 "현재 미국에는 주체의 핵강국, 세계적인 군사강국으로서 조선의 전략적 지위를 인정하고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철회하겠는가 아니면 우리와 끝까지 대결하다가 비참한 종말을 맞겠는가 하는 두 길 외에 다른 선택이란 있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10일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9일 6차 핵실험 축하연회에 참석해 "주체혁명의 최후 승리는 확정적"이라며 핵무력 완성 목표를 점령하기 위한 과업을 제시했다.

북한의 이 같은 9.9절 행보는 현재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중인 새 제재결의안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섣불리 추가도발 카드를 써버리기보다 제재의 추이를 살펴본 후 그에 알맞은 대응을 고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난 3일 6차 핵실험 자체가 9.9절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미국이 추가 대북제재 결의안을 강도높게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진행과정을 보면서 북한이 추후 행동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대응도발을 미리 써버리면 효용성이 떨어지기에 일단 판을 지켜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은 북한 6차 핵실험에 대응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을 오는 11일(현지시간) 표결하자고 정식 요청한 상태다. 지난 6일 미국 주도로 제출된 결의 초안에 △섬유 수출 금지 △원유 금수 △김정은 해외자산 동결 △북한 해외노동자 임금 지불 및 고용·여행 금지 등 초강력 제재안이 포함된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가 다수 항목에 반대입장을 밝혔음에도 미국이 표결을 밀어붙이는 강수를 두고 있는 셈이다.

유엔 안보리 규범상 이 결의가 통과되려면 중·러를 포함한 5개 상임이사국 전원을 포함해 9개 이사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미국은 지금까지 중·러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준으로 사전에 재재 강도를 조율한 후 합의하에 안보리 회의를 소집했지만 이번엔 결의안 채택 무산도 불사하겠다며 중·러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과 중·러가 막판 협상에 한창인 가운데 양측이 11일 이전에 극적으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결의의 핵심 쟁점인 대북 원유 수출 전면 금지는 중·러가 끝까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 교수는 "안보리에서 15개국 중 13개국이 찬성해도 중국 러시아가 반대하면 의미 없기 때문에 미국이 표결 운운하는 건 중·러에 대한 압박이다. 현재로선 중·러의 입장변화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11일 재제 결의가 결정날지 장담할 수 없다"며 "북한은 북미간 강대강 대결을 하겠다는 계산이 남아있고 ICBM 발사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에 안보리 새 제재결의가 채택되고 미국의 새로운 독자제재가 나오는 시점에 맞춰 전략도발, 무력시위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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