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책임 강조한 최태원, 임금 물가연동제 국내 첫 도입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7.09.10 10:20

주력 계열사 SK이노 노사 임금 물가연동, 기본급 1% 기부 등에 합의

지난 4월 28일, 서울 종로 서린동 SK빌딩 본사에서 열린 2017년 임단협 상견례 모습. 사진 좌측부터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이양수 SK에너지 울산CLX 총괄, 이정묵 SK이노베이션 노동조합 위원장/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노사가 국내 기업 최초로 임금인상률을 물가에 연동하기로 합의했다. 기본급 1%는 사회적 상생을 위한 기부금으로 출연하기로 했다. 사회적 가치 창출을 회사 최대 목표로 내세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뉴SK' 철학이 주력 계열사 임금 체계에도 반영되기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9일 노사가 진행한 2017년 임금 및 단체협약 갱신 교섭 잠정 합의안이 조합원 73.57%의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지난 4월 말 임단협 교섭을 시작해 8월25일 잠정 합의안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올해 임단협 조인식은 오는 12일 SK 서린사옥에서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이정묵 노동조합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다.

우선 SK이노베이션 노사는 매년 임금인상률을 전년도 통계청 발표 소비자물가지수와 연동되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 이 같은 임금협상 방식이 국내 기업에 도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임금인상률은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인 1%로 결정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한국형 노사 교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이를 통해 길게는 1년까지 걸리던 노사 교섭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노사는 기본급의 1%를 사회적 상생을 위한 기부금으로 출연하기로 했다.

이는 SK이노베이션 전 구성원이 2007년부터 자발적으로 해 오던 '1인 1후원 계좌' 기부를 노사가 합의해 제도화한 것이다. 구성원이 기본급의 1%를 자발적으로 기부하면 기부액만큼 회사도 '매칭 그랜트'(Matching Grant)로 기부금을 적립하는 방식이다.


이 제도는 다음 달 1일부터 실시된다. 기본급 1%와 회사가 적립한 매칭 그랜트는 소외계층 지원 사회공헌에 활용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또 근로자 임금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꾸는데도 합의했다. 입사부터 퇴직까지 연차에 따라 임금이 꾸준하게 상승하는 기존 임금체계를 근로자의 역량, 생산성의 향상도 및 생애주기별 자금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차별 상승폭을 조절하는 임금구조로 개선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6월 2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7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그룹이 추구하는 변화와 혁신의 근본적 목적은 결국 사회와의 동반 성장이라는 최 회장의 평소 지론이 임단협에도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SK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기업의 '이윤 창출' 문구를 과감히 없애고 '모든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추구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내용을 앞세웠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의미 있는 노사 관계 모델을 만들어 냄으로써 SK는 물론,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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