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사드' 침묵 사흘째… 국내외 고려 '묘수' 고심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17.09.08 18:08

[the300]靑 "매우 복합적, 반대 많았단 부분은 가슴아파"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에 열린 협정·서명식을 마친 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청와대)2017.9.6/뉴스1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임시배치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사드 4기 임시배치 공표(6일)부터 8일까지 사흘째다. 청와대는 조만간 대국민 메시지를 낼 수 있다지만 그 메시지가 미칠 파장까지 주시하며 고심에 빠졌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조사기관에 따라 70% 초반, 또는 60% 후반으로 하락 또는 '약보합'세를 보여 사드 배치결정과 관련성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7일 밤 늦게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귀국, 청와대로 돌아왔다. 문 대통령은 8일 공개 일정 없이 밀린 업무보고와 결재를 하는 등 집무를 봤다. 사드 관련 공개 메시지는 없었다. 6-7일은 러시아 일정으로 어려웠다지만 8일에도 침묵하면서 문 대통령이 '장고'에 들어갔단 관측이 나온다.

방러 일정 사이 사드 임시배치는 국내 최대현안으로 떠올랐다. 청와대는 곤혹스럽다. 우선 사드 배치 자체가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 게다가 문 대통령이 입장을 바꿨다는 비판이 일면서 여론이 어떻게 흐를지 촉각을 세웠다.

문 대통령은 이르면 주말이나 다음주 초에는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할 걸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8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메시지를 일단 검토하는 중이지만 언제 나올지는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형식은 회의 모두발언보다 직접적인 대국민 담화나 기자회견이 거론되지만 유동적이다.

이 관계자는 "(사드 배치는) 매우 복합적 성격을 띠고 있어, 국민들께 드릴 수 있는 좋은 메시지가 있으면 공식적으로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메시지 내용을 고심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유는 문 대통령의 말이 가져올 2차 3차 파장이다. 사드는 이미 한·미·일·중·러시아 모두 연결된 국제문제다. 문 대통령이 '국내용' 메시지에 치중하면 관련국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거꾸로 상대국들을 모두 배려한 입장이라면 원론적일 수밖에 없어 국내 여론을 충분히 설득하기 어려워진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입장을 바꿨다는 지적에는 "일관성 있게 사드 배치의 원칙을 적용해 여기까지 왔다"고 반박했다. 문 대통령은 4월19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있고 중국이 제어하지 못할 경우 (사드를) 배치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그런 기조에서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임시배치는 문 대통령이 절차적 투명성 확보와 국회동의 문제를 거론해온 입장과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다만 "대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북한의 그것(반응)은 취임식부터 계속되는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이었다"며 "상황 자체가 위중하고, 저희 운신의 폭을 좁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주민 반대를 무릅쓰고 배치를 진행한 데엔 "반대가 많았다는 부분은 가슴 아프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중대한 사안이기에 종합적 관점에서 판단 내려질 수밖에 없다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안보위기에 이어진 사드 배치 결정은 대통령 지지율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진보진영의 지지철회나 비판여론도 문 대통령에게 부담이다.

한국갤럽이 9월 첫째 주(5~7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72%, 한 주 전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갤럽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8월 넷째주 79%를 기록한 후 2주 연속 하락했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조사, 7일 발표한 9월 1주차(지난 4~6일) 주중집계는 문 대통령 지지율이 69%로 나타났다. 지난주 주간집계 대비 4.1%포인트 하락했다. 부정 평가는 2.3%포인트 오른 24.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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