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부회장은 삼성동 코엑스 무역센터에서 열린 무역업계 간담회에 참석한 이후 신고리 5, 6호기 중단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답했다. 그는 "사실 원전이 두산중공업의 주요 사업인지라 (중단 결정을) 생각해보기도 싫어서 (구체적 대책 마련은) 구상하지 않았다"며 "국정 논의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으며 오늘은 무역협회와 관련한 자리였기 때문에 (정부 관계자들과) 탈원전 논의를 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두산중공업은 삼성물산, 한화건설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지난 정부가 진행한 신고리 5, 6호기에 대한 시공을 맡은 기업이다. 그러나 현 정부가 이미 공사를 시작한 신고리 5, 6호기 사업을 중단하는 방향의 탈원전 정책을 내세우면서 공사 중단으로 인해 협력업체들과 함께 실제적인 사업 지연손실을 입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신고리 5, 6호기 프로젝트를 한수원으로부터 2조3000억원 규모에 수주했다. 원전 기기등을 납품해 이미 1조1700억원어치의 대금을 받았지만 아직 받지 못한 남은 공급 물량 규모가 1조1000억원에 달한다.
정 부회장은 원전사업을 장기적으로 대체할 그린에너지 분야 등에 관해선 "해당 사업이 그렇게 쉽게 빨리 (수익성을) 낼 수는 없다"며 "이명박(MB) 정부 당시에도 그린에너지 분야를 크게 늘리겠다고 해서 파리협상 등을 진행했지만 결과적으로 전체 에너지 시장의 점유율은 8%~10%대 이하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그린에너지 사업을 늘린다고 해도 사업의 시장 규모와 수익성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그린에너지 분야를 늘리려면 기업들 뿐만 아니라 정부도 지원제도를 전면적으로 개편하거나 새로운 사고를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정부가 탈원전을 위해 대체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는 원전해체서비스 사업과 관련해선 "그것도 신사업이 될 수 있지만 원전해체 분야에서 우리가 독일 등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 국내기술 수준으로 경쟁할 수 있는 시장의 범위는 굉장히 한정돼 있다"며 "해체서비스 시장 진출은 5년에서 10년 정도 장기적으로 미래를 내다본다는 생각으로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원전해체서비스 사업이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곧바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대체재는 아니란 것이다.
하반기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다소 우려를 나타냈다. 정 부회장은 "두산중공업이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등 신성장동력을 키우고 있지만 이들이 원전 사업처럼 곧바로 수익성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며 "8월까지는 (실적이) 예상대로 나왔지만 원전 중단의 영향과 석탄 사업의 일부 지연문제로 하반기는 다소 (실적 하향의)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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