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속한 조직부터 바꾸자" 조직개발전문가 많아져야..

머니투데이 중기협력팀  | 2017.09.04 18:07
구기욱 쿠퍼실리테이션그룹 대표/사진제공=쿠퍼실리테이션그룹
대한민국은 그동안 많은 일을 했다. 나라를 세우고 전쟁의 폐허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촛불로 세계가 부러워하는 민주주의의 혁명적 변화를 이뤄 내기도 했다. 기업도 많은 일을 했다. 자동차, 반도체, 스마트폰 등을 만들어 세계 방방곡곡에 전파했다.

이는 결국 국가나 기업이 아니라 사람이 이뤄낸 성과들이다. 눈부신 성장의 이면에는 부끄러움도 있다. 부정과 비리, 뇌물과 청탁 등이 그것이다. 창의가 있지만 모방과 표절도 넘친다. 너무 열심히 일한 나머지 지치고 망가져 가는 청춘들 또한 있다. 이제는 쓸모없다며 버려진 듯한 장년과 노인들은 점점 늘고 있다. 현역들마저 "다른 데도 이래요?"라는 절망을 내뱉는다.

학생들은 '입시 지옥' '취업 지옥'에서 몸부림친다. 학창 시절, 대학의 낭만이란 말은 사치가 됐다. 사교육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지만 여전히 불안에 시달린다. 높은 이직률 및 양극화, 한탕주의, 물신주의, 낮은 협력 등 오명 또한 많다. 심지어 결혼하고 아이를 갖는 것조차 두려운 시대가 돼 버렸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한 우수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 결과다.

다행히 반작용도 생겨났다. 기업에서는 일과 가정, 양립의 목소리가 커졌다. 학교는 혁신 학교, 민주 시민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 문화 혹은 조직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얘기한다. 이런 저런 변화의 성과도 있지만 그 속에 들어가 보면 좌절과 절망의 목소리가 많다.

"언론에 보도되는 것과는 달라요. 안에서는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개인이 국가, 사회를 바꿔 보겠다고 하는 것은 무모하다. 대상이 너무 크고 복잡해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 누군가 대신해 주면 좋겠지만 그런 일에 영향력을 가진 정치인, 학자, 언론인 등은 내 편이 아닌 것 같다. 시민단체에 기부금을 조금 내는 것으로 세상이 바뀔 것 같지도 않다.


어디서 어떻게 시작할까. 가족보다 더 긴 시간을 보내는 회사. 개인과 사회의 중간에 존재하는 회사 또는 내가 속한 조직. 세상을 바꾸는 것은 어렵지만 조직을 바꾸는 건 해볼 만하다. 거대한 기업이나 조직을 변화시키는 것은 어렵겠지만 작은 조직부터 바꿔 나가는 건 가능할 것이다. 조직 개발에는 최소 2~3년의 시간이 걸린다. 조직 개발 전문가의 도움도 필요하다. 다행인 건 견뎌볼 만한 기간이고 나의 영향력 안에 있는 범위라는 점이다.

조직 개발의 핵심은 구성원의 참여다. 참여란 구성원의 목소리가 조직의 의사 결정에 반영되는 것, 즉 반영 조직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개발된 조직, 즉 효과성과 건강성이 높은 조직에서는 창의, 열정, 협력이 살아 숨 쉰다. 구성원 의견을 반영하는 과정 없이는 창의, 열정, 협력이 일어나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퍼실리테이션 역량은 필수적이다.

지금까지 시도한 조직 개발이 실패한 이유는 퍼실리테이션 역량이 충분히 갖춰지지 못한 채, 조직 개발 툴·기법을 기계적으로 도입하려 했기 때문이다. 조직 개발에는 폭 넓은 저변지식(철학, 정치학, 사회학, 경영학, 심리학, 교육학, 정보기술 등)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리고 퍼실리테이션의 실무 기술이 있어야 실현 가능해진다.

실력 있는 조직 개발 전문가가 많아지길 바란다. 그래야 '열심히 일하는 조직'에서 '좋은 조직'으로 변화가 가능할 것이다. '좋은 조직'이 많아지면 사람들은 우리의 문화가 달라졌다고 느낄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그 문화를 향유하고 확대해 갈 것이다.[도움말=구기욱 쿠퍼실리테이션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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