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부서질 수 있다는 이유로 인생이 아름답다는 사실 깨닫길”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 2017.09.02 06:30

[따끈따끈 새책] ‘감정이라는 무기’…부정의 감정, ‘민첩성’으로 극복하기

5살짜리 아이가 부모에게 화가 나 가출한 뒤 할 수 있는 거라곤 큰 도로 앞에 멈춰서 왔던 길을 반복하는 것뿐이다. 도로 너머 세계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는 한계를 절감하기 때문이다.

감정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저자 수전 데이비드(하버드대 심리학 교수)는 자신의 ‘가출 경험’에서 느낀 한계적 감정 반응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자기가 사는 삶의 블록을 끼고 몇 번이고 계속 돈다. 똑같은 벽에 늘 부딪히지만 열린 공간으로 비켜 가지 못하는 태엽 감긴 장난감처럼 말이다.

고통스러운 감정의 경험에 지배당한 이들은 현재 상황이 과거와 다른 새로운 것임에도 기존의 낡은 방식으로 대응하려는 습관에 젖어있다. 경직된 반응은 ‘자기패배의 낡은 이야기’를 진실이라고 믿는 데서 출발한다.

“내가 늘 그렇지 뭐.” “내가 언제 제대로 된 말을 한 적이나 있나?” 같은 감정의 경직성은 ‘사람은 누구도 믿어서는 안 돼’라는 직관적 판단까지도 당연한 것으로 수용하려는 습관으로 쉽게 이어진다.

해결책은 무엇일까. 부정적인 감정 패턴, 유쾌하지 못한 자기 공상, 트라우마 같은 감정의 응어리에서 벗어나는 해결의 열쇠는 ‘감정의 민첩성’을 기르는 것이다. 그 과정은 △감정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 △감정에서 한 걸음 비켜난 뒤 △자기 목적에 맞는 길을 걸어가며 △사소한 변화의 힘을 믿는 것이다.


감정을 다루는 위로나 해법의 언어들은 대개 비슷해 보이지만, 저자의 언어는 더 현실적이고 실천적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때론 상처받고 실패하고 스트레스받으며 실수하는 것임을 인정하고 비현실적인 죽은 사람의 목표는 버려라.”, “상처를 동반하는 사랑과 사랑을 동반하는 상처에 자기 자신을 활짝 열어라.”, “용기는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다. 언제든 부서질 수 있다는 바로 그 이유로 비로소 인생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깨달아라.”

◇감정이라는 무기=수전 데이비드 지음. 이경식 옮김. 북하우스 펴냄. 384쪽/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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