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치기'로 女운전자 156명 돈뜯고 사귀기까지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 2017.08.31 06:00

차량에 일부러 '툭', 스마트폰 수리비 명목 돈받아… 1회 입금자 900여명, 1억원 보내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수백명의 여성 운전자 차량에 고의로 손목을 부딪치는 일명 '손목치기'로 금품을 뜯어낸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교통사고를 유발해 스마트폰 수리비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긴 박모씨(40)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2015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 강남구 학동로 일대에서 서행 차량의 사이드미러에 고의로 손목을 부딪치고 스마트폰을 떨어뜨려 액정 수리비를 받아 챙긴 혐의다.

조사 결과 박씨는 피해자들에게 "손이나 팔은 괜찮은데 스마트폰 액정이 망가졌다"는 식으로 약 15만원의 수리비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액정이 손상된 스마트폰 한대로 계속 돈을 뜯어내는 수법을 썼다. 액정 수리 명세서도 준비해 피해자들을 속였다.

피해자들은 박씨가 비교적 소액을 요구해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어떤 피해자들은 사람이 다치지 않은 점에 감사하며 최대 30만원까지도 건넸다.


경찰은 박씨의 계좌에서 2년간 '휴대폰 수리비' 문구 등으로 900여명의 1회 입금자를 확인했다. 이들이 입금한 금액은 약 1억원에 달했다.

박씨는 대부분 혐의를 인정했으나 확인된 피해자는 200명에 그쳤다. 나머지는 피해 금액이 비교적 소액이어서 경찰 출석과 진술을 거부했다. 확인된 피해자들의 피해금액은 약 2400만원이다.

박씨의 범행은 대부분 여성 운전자에 집중됐다. 확인된 피해자 200명 가운데 78%인 156명이 여성이었다. 박씨는 하루에 2~3차례씩 손목치기를 저지르고, 피해 여성 한 명과는 약 6개월간 교제도 하는 등 대담한 범행을 이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가벼운 사고라도 현장에서 직접 합의하기보다는 보험사나 경찰에 알려 도움을 받아야 한다"며 "금융계좌로 입금한 피해자 외에도 현장에서 현금으로 지급한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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