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제주도는 대중교통 버스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제주 도정은 도민들이 자가용을 놔두고, 관광객들 역시 더 이상 렌터카를 이용할 필요가 없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제주 성산읍에 거주하는 A씨는 “앞으로 공항을 쉽게 갈 수 있다는 점이 제일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는 콜택시를 타거나 버스를 타고 이동하다가 다시 택시로 갈아탔는데, 비용도 2만~3만원 이상 들었고 시간도 많이 들었다”면서 “이제는 '급행 버스'를 타고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는 데다가 요금도 4000원에 불과해 앞으로 자주 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7~29일 렌터카 없이 버스 대중교통만 이용해 제주 여행을 다녀왔다는 대학생 김모씨는 “서귀포시 표선면에 위치한 숙소에서 5분 거리에 버스 정류장이 있었는데, 좋은 카페나 식당이 보이면 버스에서 내려 음식을 즐겼다"면서 "환승 1번 정도에 여러 유명 관광지도 다니고 즐거웠다. 서울에서 대중교통 이용할 때와 비슷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설록 티뮤지엄, 소인국 테마파크 등 웬만한 관광지를 다 도는 810, 820번 등 관광지 순환버스가 있는 점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숙박업소 등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숙소를 찾을 손님 맞이에 분주해졌다. 제주시의 한 면사무소 주변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 주인 B씨는 얼마 전 홈페이지를 새로 단장했다. 그는 “숙소가 외진 곳에 있어 그동안 손님들은 모두 렌터카만 타고 오셨는데, 이제 공항에서 숙소 주변까지 직통 급행버스가 생겨 앞으로는 많은 손님이 버스를 타고 오실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버스 개편에 대해 실망 섞인 목소리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서귀포시 서귀동에서 호스텔을 운영하는 C씨는 “솔직히 아직 불편한 게 더 많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서귀포에서 협재까지 갈 때 한 번만 갈아타면 됐는데, 이제는 두 차례나 환승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급행버스는 많지만 이게 모든 구간에서 서지 않다보니 중간에 갈아타야하므로 오히려 가고 싶은 곳을 갈 때 더 힘들어진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도민 D씨는 “제일 이상한 점은 버스 노선을 분리한 점이다. 1번 버스가 있었다고 치면 이걸 1-a, 1-b로 나눠버리니 이용시 매우 헷갈린다”고 말했다. 또 “정류소에 안내원들이 있긴 하지만 언제까지 있을 수만은 없고 애플리케이션 등을 다운 받아서 이용하라는데 어르신들에게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는 대중교통 불편신고를 전담할 '불편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종합상황실을 26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보름간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제주 120콜센터에 전문 상담사를 배치해 노선 및 시간표 문의와 최단 거리 노선 등을 안내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불편사항을 접수해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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