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018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문화·체육·관광 분야 예산은 6조3280억원으로 올해보다 8.2%(5653억원) 감소한다. 감소 폭으론 12대 분야 중 SOC(사회간접자본)에 이어 둘째로 크다. 최근 3년 동안 4.0%(2017년), 8.3%(2016년), 13.0%(2015년) 증가했던 모습과도 대비된다.
정부는 올해 책정된 평창동계올림픽 예산 3000억원이 빠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화·체육·관광 예산 중 성과가 부진하거나 집행이 뒤처지는 사업을 구조조정(5000억원)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문화·체육 분야에 집중됐던 '최순실 예산'이 감액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가장 눈에 띄는 사업은 체크바캉스(75억원)다. 프랑스가 1982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여행장려제도를 본 딴 정책으로 문재인정부 10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된 사안이다.
이 제도는 정부와 기업이 근로자의 휴가비를 보태도록 설계됐다. 정부는 근로자 휴가비를 최대 10만원까지 지급한다. 근로자, 기업, 정부의 휴가비 분담비율이 2:1:1로 설정된 점을 감안하면 근로자는 휴가비 40만원 중 절반을 지원받는다.
정부는 내년에 중소기업 근로자 7만명을 대상으로 체크바캉스를 시범 실시할 계획이다. 기업 신청을 토대로 한 체크바캉스 공모 절차는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다.
정부는 체크바캉스 도입으로 국내 소비가 확대될 것을 기대했다. 중국인관광객이 줄면서 침체된 국내 관광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박근혜정부에서 한번 폐기된 정책을 재추진하는 거라 실효성 논란이 있다. 중소기업 참여를 담보하기 어렵고, 자영업자는 배제시킨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계층(6세 이상)에게 지급되는 통합문화이용권은 연 7만원으로 1만원 오른다. 통합문화이용권은 문화예술, 여행, 체육활동 등에 사용할 수 있다. 한 가족 당 최대 7명까지 발급받을 수 있고 내년에 책정된 예산은 821억원이다.
△우수작가 창작지원(10억원) △문예지 발간지원(10억원), 공연장 대관료지원(33억원) 등 문화예술 창작 관련 예산도 늘었다. 문화예술공간을 확충하기 위해 국립극장을 리모델링(43억원→196억원)하고 국립한국문학관(10억원)과 당인리 문학창작발전소(9억원)는 새로 건립한다.
문화 콘텐츠 분야는 특혜 논란을 낳을 수 있는 직접 지원을 축소했다. 게임산업(-46억원), 대중문화콘텐츠산업(-34억원), 영상콘텐츠산업(-28억원) 등이 손질 대상이다.
대신 간접 지원은 늘렸다. 영세컨텐츠 기업 중심으로 대출금 중 이자 일부를 정부가 보전하는 이차보전을 신규 도입한다. 해외시장 개척 등 유통플랫폼 지원 금액도 222억원으로 올해보다 22억원(10.8%) 증가했다.
체육 분야에선 방과 후 스포츠프로그램 운영 예산이 올해보다 100억원(50.1%) 많은 300억원으로 책정됐다. 체육 활동이 제한받는 여학생, 농·어촌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늘어난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