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한남동 외인아파트 개발 잭팟 터지나?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17.08.28 04:25

[종목대해부]분양 성공시 3000억원대 이익 예상… 최대 리스크는 '미분양'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인아파트 개발사업으로 대신증권 주식게시판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외인아파트 개발로 '잭팟'이 예상된다는 기대와 미분양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다는 우려가 팽팽히 맞선 가운데 대신금융그룹의 행보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대신금융그룹은 지난해 5월 매입한 한남동 680-1번지 일대에서 '나인 원 한남(NINE ONE HANNAM)' 개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용산구청은 지난 7월20일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의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했고 10월 말 분양이 시작된다.

◇1조원짜리 땅 6000억원대 매입 '신의 한 수'=지난해 5월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국인아파트 부지 매각 입찰 결과 대신F&I를 최종낙찰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대신F&I는 최고가인 6242억원을 써낸 것으로 밝혀졌는데 매각 예정가 6131억원과 대동소이한 가격이다. 특히 대신F&I는 단독 입찰로 대지·전·임야 등 30필지, 6만677㎡와 15층·저층 아파트 10개동 512가구를 받는 데 성공했다.

입찰가가 1조원을 훌쩍 상회할 거란 예상을 뒤엎는 결과를 두고 시장에서는 고도제한 등 규제 때문에 대기업·건설사 참여가 저조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당초 입찰에 참여하기로 했던 S그룹과 B그룹이 내부사정으로 입찰에 빠지면서 대신F&I가 6000억원대에 금싸라기 용산 땅을 획득했다는 주장이 좀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고도제한으로 주택을 7층까지밖에 올릴 수 없지만 그걸 감안해도 낙찰가가 예상외로 낮았다.

증권가의 한 건설 애널리스트는 "서울 최고 명당을 싸게 산 것만으로도 개발 사업의 성패는 이미 정해졌다고 봐야 한다"고 향후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봤다.

◇개발사업 성공하면 3000억원대 이익 발생 =대신F&I는 대신증권의 100% 자회사다. 이번 한남동 외인아파트 개발 사업은 대신F&I가 100% 출자한 한남DS가 맡고 있다. 개발사업에서 발생한 이익이 고스란히 대신증권 회계에 연결로 잡히게 돼 투자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신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1% 감소한 833억원, 당기순이익은 45.6% 줄어든 740억원에 그쳤다. 트레이딩 및 리테일 부문의 실적 악화가 주원인이었다. 하지만 주가는 올 들어 28.2% 상승했다. 대신F&I의 개발 사업 이익이 반영되면 엄청난 이익 증가가 기대된다는 예상 때문이었다.

머니투데이는 하나금융투자 채상욱 건설 애널리스트에 의뢰해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 사업의 수익성을 개략적으로 분석했다. 대지면적은 5만9182㎡이며 용적률(대지 면적에 대한 건축물의 바닥면적 비율)은 144.48%, 건폐율(대지 면적에 대한 건축면적의 비율) 30.71%다. 건물은 총 9개동 지하 3층, 지상 5층~9층 규모로 건축 예정이며 일부 부대시설(상가 등)도 추가된다. 주택은 총 335세대가 건축되며 가구별 주택공급면적은 205~274㎡다.

시뮬레이션을 위해 분양호수 335호수에 호당평균면적을 255.69㎡로 적용하고, 평균 분양가는 3.3㎡당 5500만원으로 잡았다. 이 경우 분양매출은 1조4251억원이 된다. 사업원가는 토지비 6242억원에 고급주택인 만큼 공사비를 평단 1000만원으로 높게 잡아 건축비를 총 2591억원으로 가정했다. 기타 제반경비를 1555억원으로 잡으면 분양원가는 총 1조388억원이 된다. 분양매출에서 분양원가를 빼니, 사업이익(영업이익)은 3863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추정은 상가를 포함하지 않고 주택 100% 분양을 가정한 것이다. 발생한 이익은 2019년까지 대신F&I 재무제표와 대신증권에 연결로 잡힌다. 지난해 대신증권 영업이익이 833억원에 그쳤기 때문에 시장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 부동산 개발업체의 경우 단 한 건의 대박 사업만으로 영업이익이 폭등하며 주가가 급등한 경우가 많다. 아이에스동서가 대표적이다.

◇미분양이 최대 리스크…대신, 그룹 차원에서 총력전=하지만 다른 모든 개발·건설사와 마찬가지로 미분양이 최대 위험이 될 전망이다. 호당 40억원~50억원에 달하는 고급주택은 10채만 분양이 안 돼도 기업 실적에 큰 복병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분양원가가 1조원인데 분양률이 50%밖에 안 될 경우 분양매출은 7000억원에 그치게 된다. 이 경우 회사는 7000억원 상당의 재고자산을 떠안게 되며 향후 할인 분양이 불가피해진다.


고급주택 수요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임대 후 분양' 방식을 택했던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고급주택 한남더힐의 분양율은 30%도 못 미쳤으며 롯데월드타워 42~71층의 고급 레지던스 시그니엘의 미분양은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대신금융그룹은 한남더힐이나 롯데 시그니엘 대비 할인된 가격에 나인 원 한남을 분양할 거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다. 한남더힐 72평형 이상의 분양가가 3.3㎡당 6500만원~8100만원이다. 시그니엘은 3.3㎡당 6700만원~1억원이다. 대신 측 분양가가 3.3㎡당 5000만원대서 책정될 것으로 예상돼 한남더힐이나 시그니엘보다는 낮을 전망이다.

대신금융그룹은 현재 나인원한남 개발 프로젝트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대신증권 출신의 김송규 전무가 대신F&I로 이동해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대신증권의 삼성동 부지 매입 등을 담당한 그룹내 부동산 금융 전문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인원한남 프로젝트는 대신금융그룹의 첫 부동산 분양인 만큼 안정적 분양 성공과 고급 주택 건설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가를 높게 책정해 최대한의 이익을 남기는 것보다는 적정 분양가에 국내 최고급 주택형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는 것이다.

대신F&I는 현재 자금조달을 위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준비 중이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이며 총 9500억원 규모다. 선순위 대출이 6000~7000억원, 중순위가 2000~3000억원이며, 후순위 대출이 500억원~1000억원 수준이 될 예정이다.

◇나인원한남은 어떤 아파트?…풍수지리 '명당'=나인원한남은 335세대 전 세대를 남향 판상형으로 배치했다. '정원 속의 고급주택' 느낌으로 중앙에 공원을 조성할 예정이며 1.1㎞의 단지 외곽 산책로를 구성했다. 수영장 및 호텔급 라운지, 파티 공간, 헬스시설 및 체육관, 게스트하우스 등 국내 최대 규모의 커뮤니티 시설은 덤이다.

세대당 주차대수는 약 4.7대다. 복층 및 펜트 하우스형에는 세대별 3대~6대의 전용 차고가 제공되며 1라인 1 엘리베이터가 제공된다. 국내 원전시설 수준의 내진설계를 적용했다. 롯데 시그니엘을 지은 롯데건설이 짓는다.

나인원한남은 주상복합이 아닌 아파트(공동주택)이기에 시그니엘 등 주상복합 대비 넓은 전용면적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주상복합의 경우 공급면적이 245㎡면 전용률은 65%밖에 안되는 경우가 많은데 나인원한남은 전용면적도 247㎡ 그대로 나올 정도로 서비스 면적이 충분히 제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풍수지리적으로 서울의 최고 명당에 입지했다. 남산이 북풍을 막아주고 한강을 굽어볼 수 있는 입지의 한남동 지형은 거북이가 물을 마시는 형상을 하고 있어 재물운과 후손운이 가득하다는 영구음수(靈龜飮水)형 명당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본무 LG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그리고 최태원 SK그룹 회장까지 4대그룹 총수가 한남동에 자택을 보유하고 있다.

◇고급주택=일반적인 주택의 취득세율이 4%인 것과 비교해 고급주택은 취득세율이 12%로 중과세된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 1가구의 전용면적이 245㎡(복층의 경우 274㎡)초과 하는 경우 고급주택에 해당된다. 때문에 대부분 '고급주택'으로 불리는 서울권 아파트는 중과세를 피하기 위해 274㎡ 이내에서 건축된다. 나인원한남도 세법상으로는 고급주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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