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셧다운? "트럼프 으름장 현실성 없다"(종합)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17.08.24 11:02

전문가들 "시장 반응했으나 무시해도 돼"…美의회 부채한도 상향조정이 더 큰 사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해 연방정부폐쇄(셧다운)를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지만 정치권과 시장 전문가들은 이를 무시하는 분위기다. 다만 이와 별도로 미 의회 양당이 부채한도 상향조정에 합의하지 못하면 실제로 셧다운이 발생할 수 있어 의회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장벽 승인 안 하면 '연방정부 폐쇄' 위협…시장·정치권은 '가능성 없어'

2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셧다운' 위협 등에 하락했다. 트럼프는 전날 밤 지지 집회에서 "정부를 닫아서라도 장벽을 짓겠다"고 셧다운을 시사했다. 멕시코 장벽 건설을 반대하는 민주당과 공화당 일부 의원들에게 장벽 건설을 독촉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음 달 5일 회기를 시작하는 미 의회는 같은 달 30일까지 2018년 회계연도(2017년 10월~2018년 9월)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장벽 건설을 거부할 경우 이 예산안에 서명을 안 하겠다는 의미로 파악된다.

그러나 정부와 정치권, 시장에선 "트럼프의 발언은 현실 가능성이 낮다"고 일축하는 분위기다.

한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백악관에서 이(트럼프의 발언의 현실화)를 우려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폴 라이언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도 "셧다운은 필요하지 않다"며 "누구의 이해관계와도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시장도 유사한 분위기다. 케이스 블리스 크톤앤컴퍼니 부사장은 "대통령의 발언이 시장을 움직였지만 트럼프가 실제로 이를 이행할지는 의문" 이라며 "트럼프의 어제 발언은 그의 지지자들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자산운용사 레인제너레이셔널의 프레드 레인 파트너도 "트럼프가 트럼프케어 같은 어려운 과제에 착수하면서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뉴욕증시가 소폭(0.3~0.4%) 하락했지만 24일 오전 아시아 주요 증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피치 "美 의회, 부채한도 상향조정 합의 못하면 美 등급 조정 검토"

트럼프의 위협과는 별도로 미 의회가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조정에 합의하지 못하면 셧다운이 발생할 수 있어 의회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미 연방정부는 법으로 정부의 부채 한도를 정해놓는데, 이미 지난 3월 이 한도에 닿았다.

미 재무부는 이후 '특별조치'로 부채한도를 관리해 왔으나 10월 이후엔 이조차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의회에 부채한도 상향조정을 요청해 왔으나 의회는 아직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23일 "미 의회가 부채한도를 두고 벼랑 끝 전술을 펼치는 게 결국 신용등급 결과(하향조정 검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연방정부 부채 한도를 상향 조정하지 못하면 현재 최고단계(AAA)인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의 하향 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상황은 이전에도 있었다. 2011년 부채한도 상향조정에 의회가 합의하지 못하면서 셧다운이 발생했다. 당시 신평사 S&P는 2011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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