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지난해 7% 가까이 하락했지만 올해는 4% 넘게 올랐다. 위안화 강세는 이달에 더 돋보였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22일 고시한 위안/달러 기준환율은 6.6597위안으로 약 1년 만에 최저치(위안화 값 최고치)를 기록했다.
성쑹청 인민은행 선임 고문은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위안화가 연말까지 지난해 하락분을 모두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말 위안/달러 환율 전망치로 6.5위안을 제시했다.
WSJ는 이 같은 전망에도 위안화가 본격적인 절상 주기에 들어섰다고 보는 투자자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에드문드 고 애버딘 자산운용 싱가포르 주재 아시아 채권 투자 매니저는 위안화 값이 현 수준에서 큰 폭으로 오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2015년 여름 갑자기 위안화를 대폭 절하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다. 성장둔화를 만회하기 위한 고육지책 아니겠느냐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위안화 값을 낮추면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중국의 위안화 깜짝 절하 전인 2015년 8월 위안/달러 환율은 6.2위안 수준이었다. 지난해 말 6.9위안을 웃돈 환율이 최근 6.6위안대로 떨어졌지만 원상복구까진 갈 길이 아직 멀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 위안화 강세가 돋보인 건 달러 약세 덕분이기도 하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리한 뒤 돋보인 달러 강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달러 강세의 배경이 된 트럼프의 친성장 공약의 실현 여부에 대한 의혹이 커졌기 때문이다.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미국 대선 전 97에서 지난해 말 104에 육박했지만 올 들어 줄곧 하락해 93선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위안화 강세가 위안화나 중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따른 게 아니라고 지적한다. 성장둔화 우려에 맞선 중국 정부의 대응이 위안화 값 상승의 주요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중국 정부가 성장둔화 우려가 큰 글로벌 자금의 이탈을 막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떠받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계속 환율을 통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중국 정부의 바람대로 위안화를 달러에 버금가는 세계 기축통화로 키우려면 환율을 시장에 맡기는 게 순리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긴축 행보는 달러 강세 요인이자 위안화 약세 요인이 된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이런 이유로 지난 주말 올해 말 위안/달러 환율 전망치로 지금보다 2%가량 오른 6.82위안을 제시했다. 내년 2분기엔 6.90위안으로 위안화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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