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안보이는 BNK금융 회장 뽑기…여론이 변수?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최동수 기자 | 2017.08.22 16:15

박재경·김지완 모두 회장 명분 갖춰…BNK금융, 임시주총 다음달 27일로 연기

박재경 BNK금융 회장 대행(왼쪽)과 김지완 전 하나금융 부회장.


BNK금융그룹의 새 회장 선출이 박재경 BNK금융 회장대행과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간 팽팽한 대결로 다음달로 미뤄졌다. 지난 17일과 21일, 두 번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결론 없이 끝나면서 어느 한쪽의 양보 없이는 회장 후보 선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에선 다음달 8일로 예정된 임추위까지 여론 흐름이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 임추위는 지난 21일 5시간 가까이 논의를 벌였지만 새 회장 후보 선출에 실패했다. 6명의 임추위원들은 박 회장대행과 김 전 부회장을 지지하는 의견이 3대3으로 팽팽하게 갈렸다. 지난 17일 임추위와 마찬가지였다.

임추위는 결국 다음달 8일 다시 회의를 열기로 했고 그날로 예정됐던 회장 선출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는 다음달 27일로 미뤘다. 주총 안건 통지 등 절차를 감안할때 다음달 27일 주총을 위해선 늦어도 다음달 11일까지는 최종 후보를 선정해야 한다.

금융권에선 지금 구도론 다음달 8일 임추위에서도 최종 후보를 선출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두 후보 모두 회장이 돼야 하는 명분과 돼서는 안되는 이유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대행은 BNK금융 내부 출신으로 다른 후보보다 내부 사정에 정통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명백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내부 승계 전통을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낙하산 논란을 빚은 인사가 오면 임기 내내 외풍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성세환 전 BNK금융 회장의 최측근으로 조직 쇄신에 부적합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김 전 회장은 은행 경영 경험이 없는데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부산상고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낙하산이란 꼬리표가 붙어 있다. 반면 오랜 금융권 CEO(최고경영자) 경험으로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고 외부 출신으로 조직 쇄신에 적합하다며 지지를 받고 있다. 그와 근무한 경험이 있는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70대의 고령이지만 체력은 젊은 사람들보다 뛰어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고 은행장과 회장을 분리한 이상 은행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회장에 부적합하다는 반론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성 전 회장의 구속 이후 4개월여간 BNK금융은 경영공백을 겪으며 지배구조에 문제가 발생했지만 금융당국이 개입해 교통 정리할 여지도 없다. 이번처럼 민간 임추위원들이 3대3으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섣불리 개입했다가는 뒷말을 남길 수 있어서다. 게다가 BNK금융 회장 선출은 노조를 비롯해 정치권과 시민단체까지 나서 주시하고 있는 사안이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규율하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 있지만 임원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만 규정하고 있다. 대표이사 후보 추천을 위해 3명 이상으로 임추위를 구성하도록 하는 내용 뿐이다. BNK금융 회장 선출 과정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

이 때문에 여론의 흐름이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후보들의 자격 요건과 관련해 문제가 불거지거나 여론의 흐름이 어느 쪽으로 기울 수 있는 이슈가 불거지면 정리되지 않겠냐"며 "다음달 8일 임추위에선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성 전 회장은 이날 보석 허가를 받고 풀려났다. 부산지법 형사6부(김동현 부장판사)는 이날 성 전 회장이 청구한 보석을 인용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성 전 회장은 지난 4월18일 구속된 이후 4달여 만에 만에 집으로 귀가하게 됐다. 성 전 회장은 이미 사퇴했지만 BNK금융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인물인 만큼 그의 보석 허가 결정이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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