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총재는 22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이회창 회고록' 발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과 관련해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이 전 총재는 "아직 판단하기엔 이르지만 너무 홍보에 치중하는 것 같다"며 "취임 100일이 됐을 뿐인데 벌써 국정보고를 했다"고 말했다.
현 정부가 말을 자주 바꾸는 것도 문제라고 봤다. 이 전 총재는 "문재인 정부가 장기 국가정책인 원자력발전소 문제에 대해 당장 바꿀 것처럼 말했다가 검토해보겠다고 말을 바꿨다"며 "정부가 말을 자주 바꾸면 신뢰가 떨어지고 국민이 불안해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전 총재는 시민의 의사대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방식에도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지난 촛불집회에서 보여준 시민의식을 강조하는 현 정부의 방향도 비판했다.
이 전 총재는 "광장에서 펼쳐지는 집단의사 표출은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항시적인 것이 돼선 안 된다"며 "항시적이 되면 법이 정한 국정운영 틀이 흔들리고 위험한 상태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집단 의사대로 가겠다고 말한 것은 국민을 불안케 하고 법치주의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보수의 위기를 헤쳐갈 방법도 제시했다. 이 전 총재는 보수가 직면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포퓰리즘에 좌우되지 않아야 하고 신뢰할 수 있는 합리적 보수가 돼야 한다"며 "또 우리가 왜 보수로 가야 하는지 국민에게 진솔하게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총재의 회고록은 두 권(3800페이지)으로 구성됐다. 1권은 이 전 총재의 철학과 신념을 담았다. 대법관, 중앙선거관리 위원장, 감사원장, 국무총리로 일하며 겪었던 성공과 역경 이야기가 담겼다. 2권에는 일명 '3金(김)청산'(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김종필 전 국무총리)을 내세웠던 정치인생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인연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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