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로봇 활용 세계 1위…한은 “고용 부정적 영향 유의”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17.08.20 12:00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코엑스 오토메이션 월드 2017'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부스를 체험하고 있다. 도면 프로그램을 입력한 로봇팔이 그림을 그리는 모습. /사진제공=뉴스1


우리나라 산업 현장의 로봇 활용 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 활용에 따른 자동화는 생산성을 높이지만 고용을 줄이고 근로자간 소득불균형을 초래, 역기능도 적지 않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재원 한국은행 국제경제부 아태경제팀 과장은 20일 발표한 ‘글로벌 로봇산업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서 “로봇 활용에 의한 자동화는 고용 축소와 기술수준에 따른 임금격차 확대를 초래하면서 계층간 소득불균형을 심화시킬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국제로봇협회(IFR)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로봇밀집도(제조업 근로자 1만명당 로봇수)는 한국이 531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싱가포르(398), 일본(305), 독일(301), 대만(190), 미국(176) 등 주요국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한국 로봇 밀집도는 2005년 171에서 10년간 3배 이상 증가했다.

로봇 활용에 따른 자동화는 산업 생산성을 높이는 순기능이 있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업체 맥킨지가 올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50년간 주요 20개국(G20) 연간 GDP 성장률 2.9% 중 자동화에 따른 생산성 증가 기여분이 0.8%~1.4%포인트로 예상된다. 이는 같은 기간 일반 노동투입 기여분(0.1%포인트)의 8~14배 수준이다.

그러나 자동화로 상당수 일자리가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진국 7개국, 신흥국 8개국 370여개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5~2020년 중 716만개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반면 새로 늘어나는 일자리는 202만개에 그쳤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득불균형이 심화될 가능성도 높다. 자동화는 기술 숙련도가 낮은 저소득층 일자리부터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자동화로 일자리가 대체될 확률이 75% 이상인 고위험군은 주로 중‧저소득층에 집중됐다.

특히 한국은 자동화 고위험군 비중이 소득 하위 10%가 2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소득 하위 10~25%가 13%, 소득 하위 25~50%가 6%, 소득 상위 50~75%가 2% 순으로 조사됐다. 소득 상위 75% 이상 고소득층은 자동화로 일자리를 잃을 위험이 거의 없었다.

보고서는 “로봇 활용에 의한 자동화는 근로자가 보유한 기술수준에 따른 임금격차를 확대시키면서 계층간 소득불균형을 심화시킬 소지가 있다”며 “정부의 소득재분배 기능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보고서는 국내 로봇 산업의 질적 성장을 주문했다. 한국 로봇 산업은 선진국과 기술격차가 상당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 로봇 산업과의 기술 격차가 4.2년으로 일본(1.4년), EU(1.4년)와 비교해 간극이 많이 벌어진 상태다. 관련하여 보고서는 “로봇 기술 혁신을 위한 정부와 민간의 투자를 늘리고, 신융합산업 등 성장동력 발굴을 모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베스트 클릭

  1. 1 "유영재, 선우은숙 친언니 성폭행 직전까지"…증거도 제출
  2. 2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3. 3 장윤정♥도경완, 3년 만 70억 차익…'나인원한남' 120억에 팔아
  4. 4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자녀장려금 신청하세요
  5. 5 "6000만원 부족해서 못 가" 한소희, 프랑스 미대 준비는 맞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