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더블스타는 KDB산업은행에 9550억원인 금호타이어 매각가를 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더블스타는 우발채무 손해배상 한도인 16.2%(1547억원)를 매각가에 반영하는 것은 물론 실적악화에 따른 추가 인하를 요구 중이다.
16.2% 인하+α(알파)를 요구하는 셈으로 이를 모두 반영하면 매각가는 7000억원대로 떨어진다. 채권단은 다음 주 초 주주협의회를 열어 매각가 조정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매각가가 조정되면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권은 되살아난다.
상반기 금호타이어는 50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지난해(588억원 흑자) 대비 적자전환했고, 인수철회 권한을 가진 더블스타가 가격조정을 요구한 것이다.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채권단 입장에서는 가격 조정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매각이 무산될 경우 다음번 매각에서 이 보다 높은 가격을 받기가 쉽지 않아서다.
그 만큼 금호타이어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더블스타가 인수가로 제시한 9550억원을 주가로 환산하면 주당 1만4389원이다. 하지만 18일 금호타이어의 종가는 671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주당 인수가격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다. 여기에 호남 지역과 정치권, 노동조합의 반대도 큰 부담이다.
아직 정리가 안 된 상표권도 변수다. 다만 우려됐던 통상임금 소송은 이날 법원이 회사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관련 우발채무는 덜게 됐다.
매각가 조정과 함께 채권단은 우선매수권을 가진 박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 가능 여부도 논의할 예정이다. 조건부 컨소시엄 구성을 요구했던 채권단은 기존보다 구성 조건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더블스타의 가격인하 요건을 받아들인 채권단이 박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 요구를 마냥 거절하기는 쉽지 않아서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전처럼 조건부 컨소시엄을 요구하면 또 다시 지루한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며 "결국 박 회장이 인수자금을 얼마나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채권단 내부에서는 박 회장의 인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아직 구체적인 것을 전달받지 못했다"며 "이야기할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상표권 대응 문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이슈가 터졌다"며 "진행되는 사안을 좀 더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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