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이주열, 90분간 北리스크·가계빚·부동산 열띤 논의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17.08.16 17:05

(종합)16일 전격 오찬 회동…김 부총리, 청와대발 금리인상설 제동

김동연 경제부총리(오른쪽)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왼쪽)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경제 현안을 논의했다. /사진=홍봉진 기자
국내 재정·통화정책 양대 수장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전격 회동했다. 김 부총리 취임 직후인 지난 6월 한은에서 만난 뒤 두 달 만이다.

북미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데다 부동산 투기 심화, 가계부채 증가 등 주요 현안도 많아 논의 내용이 주목됐다.

이날 오전 11시45분 서울 명동 은행회관 뱅커스클럽 중식당에서 만난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예정된 시간을 35분 가량 넘긴 오후 1시25분경 회동을 마쳤다.

두 인사는 비공개 회동에 앞선 모두 발언에서 북핵 리스크에 따른 시장 변동성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김 부총리는 “최근 북한 관련 변수로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며 “필요한 경우 한은 협조를 통해 단호하게 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도 “북핵 진행 상황에 따라 시장 불안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경제여건을 감안하면 아직 과도하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지만 경각심을 갖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재정정책에 대한 의견 교환도 있었다.

이 총재는 "그동안 한은에서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고 건의했다"며 "부총리께서도 이점에 공감하시고 열심히 노력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김 부총리는 100대 국정과제 수행을 위한 178조 재원 마련 방안과 관련해 “올해 초과 세수가 15조원 정도 더 걷힐 것으로 추정된다”며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 60조원 이상 세입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세출 구조조정인데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기초수급자 지원 확대, 아동수당 신설, 기초연금 확대 등은 재정여력을 충분히 고려해서 내년 예산을 편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특히 “내년 세출 구조조정 규모를 9조4000억원에서 11조원으로 확대했다”며 재원조달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회동을 마친 뒤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취재진 앞에 나란히 섰다.

우선 가계부채 대책 관련 질의에 두 인사는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김 부총리는 ‘청와대발 금리인상설’에 대한 입장을 묻자 “금리 문제는 금통위의 고유 권한”이라며 “정부 당국자가 금리 관련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변했다. 이어 “만약에 정부의 누가 됐든 금리를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그 자체가 한은 독립성에 좋은 얘기가 아니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 정부 저금리 통화정책이 실패했다”, “1.25% 기준금리 수준은 너무 낮다”는 등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을 한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도 같은 질문에 “부총리와 생각이 같다”고 답했다.

북핵 리스크 대응이 다소 늦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부총리는 “그동안 실시간으로 실무진 차원에서 정보를 교환했고 대응책을 공유했기 때문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두 인사는 앞으로도 경제 현안에 대해 틈틈이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김 부총리는 "서로 전화도 쉽게 주고받는 사이이며 경제 현안에 대해서도 자주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했다. 이 총재도 "국제행사에서도 만날 기회가 많기 때문에 더 자주 뵐 것 같다"고 했다.

기재부와 한은은 회동 직후 “성장세 회복과 금융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재정·통화정책을 조화롭게 운용해 나가기로 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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