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빼"…직장인들 밀집지역 종로 식당가 모습은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남궁민 기자, 한지연 기자 | 2017.08.17 14:04

"그냥 먹는다" vs "당분간 안먹겠다"…식당 주인들 "당분간 달걀 빼겠다"

17일 점심시간에 찾은 서울 종로의 한 순두부집(왼쪽)과 제과점. 평소와 다름없이 직장인들로 꽉 차 있다./ 사진=이영민 기자
"달걀 빼고 주세요!", "에이 그냥 먹지 뭐."

'살충제 달걀' 공포가 전국을 뒤덮고 있다. 일부 대형 마트는 달걀 판매를 중단했고 초·중·고교 급식에는 달걀 반찬이 사라졌다. 평소 몸 관리를 하고 있는 직장 동료는 '이제 더이상 삶은 달걀을 못 먹게 됐다'며 난감해 했다.

살충제 달걀 농장이 총 31곳으로 늘어난 오늘, 직장인의 점심시간 풍경도 달라졌을까. 달걀 파동 사흘째인 17일 점심시간. 직장인들의 밀집지역인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 식당가를 둘러봤다.

◇"어제 먹던 달걀 오늘 안 먹는다고 달라질까"
서울 종로의 한 순두부집 순두부찌개./ 사진=이영민 기자
낮 12시쯤 찾은 서울 종로의 한 순두부집은 평소와 다름없이 점심 식사를 하러 온 직장인들로 붐볐다.

순두부집을 찾은 직장인 이모씨(28)는 "크게 더 불안하지는 않다"며 "달걀은 그대로인데 검사 결과가 새롭게 나온 것 뿐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어제도 먹은 달걀을 오늘 안 먹는다고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순두부찌개를 주문한 직장인 김모씨(25)는 "우리 가족은 어제 동네 슈퍼에서 달걀을 사왔다"며 "가족 모두 달걀을 좋아하는 편인데 대형 마트 계란 판매 중단 보도가 계속 나와서 못 먹게 될까봐 미리 구매했다"고 밝혔다.

순두부집 관계자는 "달걀 공급처를 묻는 손님이 있을까봐 공급업체에 미리 확인을 해뒀다"며 "그런데 아직 달걀 공급처를 묻거나 달걀을 빼달라고 요청하는 고객은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프랜차이즈 제과점 관계자는 "우리 제과점에 달걀을 공급하는 대규모 농장은 달걀 살충제 문제와 관련이 없다"며 "아직까지는 달걀 문제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제과점에서 네 살 자녀와 카스테라를 먹고 있던 주부 권모씨(34)는 "살충제 달걀 보도를 보고 처음에는 걱정을 했다"며 "그런데 인체에 무해하다고 하고 대규모 농장 달걀은 문제가 없다고 하니 안심하고 이제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전히 꺼림칙해"…식당가, 달걀사용 중단·안전 검증

인천 연수구 남동공단의 한 분식집에 붙은 안내문./ 사진=분식집 대표 정씨 제공
식당을 찾은 손님들 중에는 불안을 호소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직장인 강모씨(27)는 "달걀에서 검출된 살충제가 몸에 나쁜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보도를 봤지만 여전히 꺼림칙하다"며 "찜찜한 기분으로 먹느니 당분간 달걀을 안 먹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치찌개집을 찾은 또 다른 직장인 박모씨(39)는 "오늘은 달걀말이를 안시켰다"며 "요즘 같은때 굳이 먹어서 좋을건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같은 소비자 불안 때문인지 달걀을 주 식재료로 사용하는 가게들은 달걀 사용을 중단하거나 안내문을 붙이는 등 적극 대처에 나서고 있다.

종로구 무교동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혹시라도 잘못된 일이 생기면 어떡하나 걱정이 앞선다"며 "당분간 모든 메뉴에서 달걀을 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김밥집에는 현재 달걀 없는 김밥을 팔고 있다.

"저희 식당에는 살충제 달걀이 포함되지 않았으니 안심하고 드셔도 됩니다!"

인천 연수구 남동공단의 한 분식집에는 이 같은 내용의 안내문이 붙었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정모씨(24)는 "살충제 달걀 보도가 나오자마자 장사에 방해가 될까봐 안내문을 붙였다"며 "달걀 공급업체에 전화하니까 먼저 묻기도 전에 내일 조사 결과를 가져다준다면서 걱정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고 말했다.

소비자도 식당가의 빠른 대처에 안심하는 분위기다. 직장인 강모씨(27)는 "달걀이 안들어간 메뉴를 고르기가 번거로웠는데 식당에서 알아서 달걀을 사용하지 않거나 안전 검증을 해주니 마음이 조금 놓인다"고 말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를 둔 직장인 정모씨(43)는 "검출된 살충제가 아무리 미량이라고 해도 아이들에겐 더 해로울 수 있어 걱정된다"며 "출근 전 아이들에게 급식에서 혹시 달걀이 나오면 절대 먹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밖에서 무엇을 먹을지 모르니 식당에서 먼저 달걀 사용을 자제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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