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극심한 불황에서 살아남은 해운사들이 몸집 불리기와 선박 대형화를 새로운 생존전략으로 삼았다. 승자독식을 위한 ‘해운공룡’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규모가 크고 정기노선이 많을수록 제조업체나 월마트, 타켓 같은 대형 유통업체를 상대로 한 가격 협상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아시아 최대 해운사인 중국의 코스코는 지난달 홍콩 정기선사 오리엔트오버시즈(OOIL)를 60억 달러에 사들였다. OOIL은 미국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보다 긴 선박을 보유한다. 덴마크의 A.P. 몰러-머스크그룹은 외트거 그룹으로부터 독일 컨테이너 선사인 함부르크 수드 인수를 진행 중이다. 한번에 1억8000만 대의 아이패드를 나를 수 있는 대형 선박이 포함된 대규모 선단도 꾸렸다.
해운정보제공업체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상위 5개 해운사의 글로벌 해운시장 점유율은 60%에 이른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리서치회사 크루셜퍼스펙티브의 코린 펑 최고경영자(CEO)는 "선박 운송 사업은 막대한 자금을 가진 ‘큰 소년들’만을 위한 게임이 됐다"며 "소수 선사들이 더 큰 가격 협상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황은 개선 조짐을 보인다. 우선 해상 운송료가 상승세다. 아시아 주요 노선의 화물운임은 1년 전보다 약 22% 올랐다. 크루셜퍼스펙티브는 글로벌 해운업이 올해 3.4%, 내년에 3.6% 각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증권사 에드워드존스의 브라이언 영버그 선임 에너지연구원은 “컨테이너 비용이 오르면 유통업자들의 선택은 3가지로 압축된다”면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거나 단체를 구성해 가격 협상력을 높일 수밖에 없으며, 아니면 수익률 하락을 고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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