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고공행진, 투자자문사에 '큰손' 뭉칫돈 몰린다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한은정 기자 | 2017.08.16 04:30

베테랑 펀드매니저 1대 1 맞춤형 '일임'운용 절대수익률 추구 입소문…PB 고객들 중심 자금 유치

#1. 3년 전 설립한 카이투자자문이 매년 높은 성과를 내면서 개인과 법인의 뭉칫돈이 들어오고 있다. 적정 운용규모를 유지하느라 투자자를 받지 않다가 지난 6~7월에 한시적으로 자금을 받았는데 660억원이 몰려 모집을 재차 중단한 상태다.

#2. 지난해 9월 창업한 투자자문사인 윈베스트투자자문은 최근 2~3개월 사이 거액자산가들로부터 매달 30억원 이상의 운용 자금을 끌어오고 있다. 설립한 지 1년도 안 된 신설 투자자문사로선 괄목할만한 성과다.

투자자문업계의 일임 수익률이 양호한 성적을 유지하면서 증권·은행의 PB(프라이빗뱅킹) 고객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펀드평가사 제로인 등이 조사한 총 32개 사모펀드전문 운용사 및 투자자문사가 연기금으로부터 위탁 받아 일임으로 운용한 수익률(7월 말 현재)은 6개월 평균 13.64%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13.58%)을 소폭 앞선 성과다.

윈베스트투자자문은 이 기간 37.91% 수익을 올려 코스피 상승률(16.46%) 대비 21.45%포인트 초과 성과를 냈다. V&S자산운용(19.50%)과 J&J자산운용(17.71%) 파인투자자문(16.99%) 스카이투자자문(16.78%) 등도 높은 수익을 거뒀다. 이밖에 카이투자자문은 2014년 35%, 2015년 105%, 2016년 30% 수익을 달성했다. 윈베스트투자자문 관계자는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매달 월간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했다는 것이 증권사 PB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났다"며 "VIP 고액의 일임 자산운용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일임은 고객 계좌별로 1대 1 맞춤형 자산운용을 하는 것으로 최소 투자금이 1억~3억원 이상일 만큼 '큰손'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일임은 주가 조정이 예상되면 주식을 다 팔고 주식편입비율을 '0%'로 만들어 손실을 예방하거나 유망 종목에 이른바 '몰빵' 투자도 가능할 만큼 펀드매니저의 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다.

자산운용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펀드매니저가 차린 신생 투자자문들이 규정에 얽매이지 않은 투자로 박스권에서도 손실을 입지 않고 수익을 낸 전력이 알려지면서 뭉칫돈이 흘러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부동산시장 규제와 증시 조정이 맞물리면서 거액자산가의 자금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일임 시장으로 물꼬를 틀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전직 자산운용사 대표인 A씨는 "주식 편입비율이나 투자 종목에 제한을 두지 않는 투자자문사나 사모펀드전문 운용사가 기존 자산운용사의 액티브펀드(펀드매니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운용) 고객 중 소수의 거액자산가 자금을 흡수해 나갈 것"이라며 "수익률이 다소 낮더라도 손실을 입지 않는 운용능력을 갖춘 투자자문사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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