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용 KAI' 4년 실적 상승세 알고보니 '숫자가 틀렸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7.08.16 05:30

2013~2016년 연속 증가한 매출·영업익 숫자 정정공시, 실제로는 2016년 전년 대비 감소

하성용 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재임 시절 3년 연속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인 회사 매출과 영업이익이 실제로는 한 차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적으로 손익 인식 방법을 보수적으로 변경 적용한 결과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검찰 등 일각에서는 꾸준한 실적 성장 추세를 만들어내기 위한 과거 경영진의 개입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이다.

15일 KAI가 전일 기재정정해 공시한 2014년, 2015년, 2016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2조163억원 △2014년 2조3148억원 △2015년 2조9010억원 △2016년 3조1006억원이었던 기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기재정정 후 △2013년 1조9832억원 △2014년 2조3286억원 △2015년 3조397억원 △2016년 2조9463억원으로 수정됐다.

정정 전 매년 전년 보다 증가한 매출액이 사실 2016년에는 앞선 해보다 3% 감소했던 셈이다. 이 기간 전년 대비 증가했던 영업이익도 정정 후에는 15.7% 감소한 것으로 수정됐다.

정정 후 KAI의 영업이익은 △2013년 707억원 △2014년 1893억원 △2015년 3797억원 △2016년 3200억원이었다. 정정 전에는 △2013년 1245억원 △2014년 1612억원 △2015년 2856억원 △2016년 3149억원으로 매년 앞선 연도보다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2013년 영업이익의 전년 대비 감소폭도 큰 폭 확대됐다. 정정 전 2013년 영업이익은 2012년 대비 0.9% 감소한 데 그쳤지만, 정정 후 감소폭은 43.7%였다. 2013년은 하 전 사장이 KAI 사장으로 신규 선임된 첫해였다. 2016년 연임에 성공한 하 전 사장은 지난달 사임했다.

이와 관련, 발생원가 인식 시기에 대한 회계정책 변경과 총공사예정 원가에 대한 추정 오류 등으로 인해 해당 기간의 재무제표를 재작성했다는 것이 KAI측 설명이다.

KAI 관계자는 "그동안 이익과 손실 추정이 어려울 경우 재무제표상에 비교적 늦게 반영을 했다"며 "하지만, 예측할 수 있는 즉시 이를 반영하기로 회계기준을 변경했고 이를 해당 기간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익 및 손실 발생이 2~3년에 걸쳐 수시로 발생하는 장기 수주산업 특성상 손익 반영 시점을 정확히 결정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방산업계 일각에서는 과거 경영진의 의도가 있었다면, 오히려 이 같은 수주산업 특성을 지렛대로 연간 실적 추이를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해 연도에 반영해도 될 손실을 다음 해로 넘기거나 반대로 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검찰의 수사 칼끝이 KAI의 분식회계 여부를 겨눈 상태여서 하 전 사장 재임시절 KAI 재무제표에 대한 의혹이 한층 커진다.

이번 사업보고서 기재정정과는 별도로 하 전 사장 재임 시절 KAI의 영업이익과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 간 격차는 이전 10년보다 15배 이상 컸던 것으로도 집계된 상태다.

영업활동을 통해 기업 통장에 실제 입금된 현금보다 미래이익 등이 선반영된 손익계산서상 실적인 영업이익이 더 많게 표시됐다는 뜻으로 미래 이익의 과다계상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편 KAI는 전일 실적발표 공시를 통해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273억3400만원, 당기순손실 431억6300만원으로 지난해 대비 적자전환했고 매출액은 1조1323억7700만원으로 24.6% 감소했다고 밝혔다.

KAI 관계자는 "회계방식을 엄격하게 바꿔 예측 가능한 모든 손실을 선반영해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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