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취임 100일..재계 '기대와 우려' 교차

머니투데이 산업1부, 정리=최석환 기자 | 2017.08.14 06:05

기업 현안에 대해선 '속도조절' 필요성 제기..증세도 부정적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열린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 미팅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과 함께 맥주를 마시고 있다. 2017.07.27. photo1006@newsis.com

오는 17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을 앞두고 재계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일자리 중심의 경제 정책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면서 소득주도 성장으로 가계부터 기업까지 선순환 구조의 온기를 제공하겠다고 천명한 점에선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이 과정에서 재계와 소통의 기회를 확대하고 나선 것도 마찬가지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13일 "과거에 비해 정부의 패러다임이나 정책의 틀이 다르다"면서 "그동안은 정부가 확실하게 주도하고 계획했는데 지금은 민간이 주도할 수 있게 하고 자발적으로 할 수 있게 한다"고 재계 분위기를 전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도 "새 정부 최대 화두인 일자리 확대와 고용창출과 관련해서 정부가 재계와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민감한 기업 현안의 경우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 급상승은 물론 애매한 통상임금 범위로 인한 많은 소송 발생과 이에 따른 인건비 부담 및 경영 자율성 위축, 현장과 다소 동떨어진 정부 주도의 일자리 창출 등은 속도 조절이나 정책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체적인 정책 추진과정에서 기업들이 대응할 수 있도록 완급 조절이나 의견 청취 등 세심한 부분에도 신경을 썼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소득주도 성장이 저성장을 극복하는 해법이 됐으면 좋겠는데 얼마나 성과가 있을지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도 "일자리 상황판 설치 등에서 볼 수 있듯 일자리 관련해 '속도'와 '단기 성과'에 주목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긴다"며 "이럴 경우 이것은 구조조정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산업 구조변화 등으로 이제 일자리를 급격히 늘리기는 힘든 상황이 된 것이 사실"이라며 "현장의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재계와 긴밀하게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증세 문제에 대해선 부정적인 여론이 많았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대기업에 세금을 물리는 게 당연한 것처럼 여론재판이나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측면이 보인다"고 운을 뗐다.

또 "충분히 검토해서 추진하는 게 아니고 정당하게 평가해서 대기업도 사회적으로 역할을 한다든가 그런 차원이면 모르겠는데 돈 많이 버는데서 돈을 좀 걷는 게 당연한 분위기로 가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처음에 증세 없이 시작한다고 했는데 달라져서 어느 정도 실망했다"며 "국민 모두가 희생해서 같이 누릴 수 있는 복지가 아니라 누군가 특정계층의 희생을 강요해서 이뤄내는 증세는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증세를 하려면 반대급부로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며 "기업들의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투자활성화 등을 국가에서 지원해줘야 하는데 그런 건 없고 세금만 내라고 밀어붙이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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