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한 이니= 문 대통령 공식 출근은 오전 9시다. 청와대 관저의 정문 격인 인수문을 나서 특별한 일이 없다면 본관이 아닌 여민관 집무실로 걸어간다. 주영훈 경호실장, 송인배 제1부속실장 등이 동행한다.
본관은 '구중궁궐' 청와대 속 대통령의 소통 단절을 상징하는 장소가 됐다. 이곳은 의전 등 꼭 필요할 때 쓰고 일상 집무는 여민관에 새로 마련한 사무실에서 본다. 집무실 이전은 의전보다 실속을 중시하는 철학에다 낮은 경호를 강조했기에 가능했다.
오전 9시10분, 임종석 비서실장, 박수현 대변인,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등이 배석하는 아침회의 '현안점검회의'를 연다. 참모들의 보고가 이어지고 의견교환, 간단한 토론이 벌어진다.
문 대통령은 점심을 먹고는 가볍게 경내를 산책하는 일도 잦다. 청와대는 11일 직접 우산을 들고 빗속을 산책하는 문 대통령 사진을 공개했다. 집무실에 있을 땐 창 밖으로 몸을 내밀어 관람객들과 인사도 한다. "대박" 관람객들이 저절로 내뱉는 말이다.
매주 월요일이면 오후 2시, 목요일 오전 10시엔 수석보좌관 회의를 연다. 여기서도 대통령과 참모들이 농담을 주고받는 등 격의없는 분위기가 연출된다.
그러나 유머는 유머, 일은 일이다. 웃는 가운데서도 문 대통령은 단호한 국정 결단들을 쏟아낸다. 자칫 딱딱해진다 싶으면 장하성 정책실장 등이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한다. 행정관급 직원들도 배석, 이런 모습을 지켜본다.
문 대통령은 일정 사이사이 점심, 저녁 시간을 활용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업무의 연장이다. 다 공개하지 않지만 각계를 만나 다양한 의견을 듣는다고 측근들이 밝혔다.
◇고양이아빠 이니= 퇴근 후 관저로 돌아가면 김 여사와 함께 반려견인 마루와 토리, 고양이 찡찡이가 문 대통령을 맞이한다. 찡찡이는 낯을 가리는 편이지만 문 대통령이 거실에서 TV라도 볼라치면 문 대통령 배 위에 올라 잠이 들곤 한다. 토리는 최근 입양했다.
일찍 잠들기는 어렵다. 점검할 보고서와 연설원고가 쌓인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잠을 아껴 보고서와 원고를 직접 쓰고 고쳐왔다. 가까운 참모들은 밑줄을 죽죽 긋고 메모를 잔뜩 쓴 문 대통령의 원고를 보곤 한다. 이러다보면 자정을 훌쩍 넘기기기도 한다.
부인 김정숙 여사와 사적인 식사 비용은 문 대통령이 직접 낸다. 한달치를 정산해 월급에서 공제하는 식이다. 문 대통령은 이외 반려견 사료값, 휴지 등 생활 소모품비도 직접 지불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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