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안 올려도 물가걱정 없다"는 주장의 근거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 2017.08.12 07:33

[눈에 보이는 경제]

편집자주 | 말로 잘 설명해 줘도 경제는 좀 어렵습니다. 활자로 읽으면 좀 덜하긴 하죠. 이해가 안 가면 다시 읽어보면 되니까요. 그래프로 보여주는 경제는 좀 더 쉬워집니다. 열 말이 필요 없이 경제의 변화 양상이 눈에 확 띕니다.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인다면 한결 이해하기 편해지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경제. 국내 유일의 국제경제 전문 분석매체 '글로벌모니터'의 안근모 편집장이 국내외 핵심 경제이슈를 말랑하면서도 날카롭게 풀어드립니다.

/ 자료=글로벌모니터
지난 7월에도 미국의 일자리는 놀라울 정도로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골드만삭스는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2019년까지 석 달에 한 번씩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라고 재차 전망했습니다. 내년 말 미국의 실업률은 3.8%로 떨어질 거라고 하향수정 전망했습니다.

반면 제임스 불라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금리인상 무용론 내지는 불가론을 재확인했습니다. 물론 연준 내부에서는 소수의견에 해당합니다. 실업률이 3.0%로 떨어져도 미국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은 1.8%로 오르는데 그칠 것이라는 게 그 주장의 근거입니다.

현재 미국의 근원 인플레이션은 1.5%이고, 실업률은 4.3%입니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1953년 이후로 3%까지 떨어져 본 적이 없습니다. 지난 2000년초의 닷컴거품 절정기에도 3.8%가 바닥이었습니다. 그런 엄청난 고용열기가 펼쳐지는데도 불구하고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지금보다 0.3%포인트밖에 오르지 않는다는 게 불라드 총재의 주장입니다.

완전히 상반된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골드만삭스와 불라드 총재 둘 가운데 누군가는 크게 틀린 것으로 판명되겠죠. 물론 연준은 그 중간쯤을 선택할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런데 불라드 총재의 '인플레이션 고정' 전망에는 나름의 근거가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들 지낸 바 있는 저명한 경제학자 올리비에 블랑샤르 박사의 연구 결과를 인용한 것입니다.


블랑샤르에 따르면, 이제 실업률 하락은 인플레이션 상승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실업률이 1%포인트 하락할 때 미국의 근원 인플레이션은 0.2%포인트 오르는 데 그친다는 분석입니다. 고용환경과 인플레이션 사이의 상관관계가 대폭 낮아져 가는 그 추세가 바로 위 그래프에 나타나 있습니다. 실업률과 물가상승률 사이의 상충관계를 보여주는 필립스곡선이 좌상향하지 않고 납작하게 누워버린 사실이 통계적으로 확인된다는 겁니다.

현대에 들어 인플레이션은 거의 전적으로 경제주체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받는다는 게 블랑샤르 박사의 연구 결과입니다. 인플레이션과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게 유지되어 있다면, 실업률이 대폭 하락하고 일자리가 대폭 늘어나도록 방관하는 통화정책이 나쁠 것 없다는 주장입니다.

그래서인지, 미국 연준 안팎에서는 금리동결 주장과 전망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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