셈법 끝난 다주택자만 급매…"한동안 관망세 지속"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 2017.08.11 04:56

1억 낮춘 급매만 한두건…시장관망세 지속

"생각만큼 급매가 나오거나 호가가 떨어지진 않습니다. 한동안 시세가 소폭으로 상승하거나 움직이지 않는 강보합 분위기가 이어질 것같아요."(서울 송파구 잠실동 K공인중개소 관계자)
 
‘8·2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1주일이 흘렀지만 서울은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셈법이 끝난 다주택자들이 급매물을 내놓기는 하지만 아직은 잠잠한 분위기다. 분양가상한제 도입과 추가 규제 여부 등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급변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한동안 관망 분위기에 무게중심이 실린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매매가격이 강세를 보인 송파구 잠실 일대 대단지들은 8·2대책 이후 급매가 하나둘씩 등장했다. 잠실동 l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투자목적으로 집을 여러 채 보유한 집주인이 이전 시세보다 약 1억원 낮은 가격에 내놓은 매물이 있다”며 “급매 물건은 한두 건 정도고 그 외에 뚜렷한 매도나 매수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송파지역은 8·2대책 발표 전인 7월 마지막 주에 아파트 가격이 전주보다 1.07% 상승해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곳이다.
 
조합원 양도권을 넘길 수 없는 재건축단지에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매물이 등장했다. 대책 발표 이전에 주 단위로 1000만원 단위의 가격인상을 보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단지는 시세보다 1억5000만원 이상 낮춘 급매들도 등장했다. 둔촌동 D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다른 곳에 집을 사서 언젠가 (둔촌주공아파트는) 팔 생각이던 일시적인 2주택자들이 주로 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9월 법 개정 이후에는 아예 조합원 지위를 승계할 수 없기 때문에 서두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는 전국 최대 재건축단지로 지난달부터 이주를 시작했다. 이 아파트는 조합원 양도가 제한된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단지지만 2015년 8월 사업시행인가 이후 장기간 사업이 지연돼 예외가 적용된 곳이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이라도 사업시행인가 후 ‘2년 내 착공을 못하고 2년 이상 소유한 경우’ 매매(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하다.
 

그러나 8·2대책으로 다음달엔 법 개정을 통해 ‘2년’ 기준이 ‘3년’으로 강화된다. 둔촌주공도 당장 조합원 지위 양도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둔촌동 L공인중개소 관계자는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고 싶어하는 집주인들이 집을 서둘러 팔고 (여유가 있는) 다주택자들은 굳이 호가를 낮춰 매도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당분간 급격한 가격하락보다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8·2대책 발표로 과열양상을 보인 곳들은 진정되겠지만 손해를 보면서 매물을 내놓을 정도로 당장 급격한 시장 위축까지는 예상하지 않았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팀장은 “당장 집을 처분할지 등을 정하기에는 아직 혼란스럽고 불확실성이 크다는 생각이 있다”며 “양도세 중과 적용도 내년 3월까지는 시간이 있고 9월에 발표되는 주거복지 로드맵에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 등도 포함되기 때문에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변수는 정부가 ‘임대사업자 등록 의무제’와 ‘보유세 인상’ 등의 더욱 강력한 카드들을 꺼낼 경우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집을 많이 보유하는 것이 결코 이득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하겠다”고 말해 추가 규제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최상위층이 아닌 다주택자들은 '팔자'로 방향을 정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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