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사람들은 아침에 일기를 쓴다

머니투데이 권성희 금융부장 | 2017.08.12 07:31

[줄리아 투자노트]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침은 다르다고 한다. 아침에 명상을 하거나 운동을 하고 그 날 할 일을 미리 정리하거나 10분 정도 책을 읽기도 한다. 하지만 아침에 일기를 쓴다고 하면 어떨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말도 안돼”란 반응을 보일 것이다.

첫째, 대부분은 바쁜 아침 시간에 일기를 쓸 시간이 도저히 없다고 생각한다. 둘째, 일기란 잠 자기 전에 쓰는 것이란 고정관념도 강하다. 셋째, 많은 사람들이 일기란 초등학교 때 선생님께 검사 받으려 쓰는 것이지 성인이 돼서 왜 써야 하는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침 일기는 인생을 바꾸는 힘이 있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페이스북, 우버, 알리바바 등의 유망기업에 투자해 큰 성공을 거둔 팀 페리스는 아침 일기의 열렬한 신봉자다. 그는 혁신적인 기업의 CEO(최고경영자)와 석학, 예술가 등을 만나 인터뷰한 결과 성공한 사람들은 대개 일기를 쓰며 특히 아침 일기가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페리스는 저서 ‘타이탄의 도구들’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아침 일기를 쓰는 이유로 2가지를 들었다. 첫째는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데 도움을 얻기 위해서다. 둘째는 제멋대로 날뛰는 정신을 종이 위에 붙들어 놓아 하루를 잘 보내기 위해서다. 미국의 저자이자 시인, 예술가인 줄리아 캐머론은 ‘예술가의 길’(The Artist‘s Way)이란 책에서 “엉망진창이고 미칠 것 같은 혼란스런 생각들(막연한 걱정과 초조감, 선입견 등)을 일단 종이에 쏟고 나면 더 명확해진 눈으로 하루를 직면할 수 있다”고 썼다.

이런 이유로 아침 일기는 손으로 종이에 써야 한다. PC를 켜면 일하는 느낌이 들고 모바일에 기록하면 SNS를 하는 느낌이다. 손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적어 내려가면서 마음이 가라앉고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에 비할 바가 아니다. 생각을 종이에 쏟아내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마음은 정화된다. 따라서 일기를 쓰는데 글을 잘 쓰고 못 쓰고는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다시 읽지 않아도 그만이다. 일기라는 결과물이 아니라 일기를 쓰는 그 과정에 정신이 치유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침 일기엔 무엇을 써야 할까, 무엇보다도 오늘 해야 할 일 같은 것은 절대 적지 말아야 한다. 아침 일기는 정신과 마음의 사적인 기록일 뿐 업무 일지가 아니다. 그러니 핵심은 마음 가는 대로 쓰는 것이다. 예컨대 기분이 나쁘다면 기분이 나쁘다고 쓰고 기분이 나쁜 이유를 생각 나는 대로 적는다. 취업 면접을 보러 가는 날이라면 떨리거나 기대되는 심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 그러다 보면 자신의 마음 상태를 좀더 명확히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머리 속에 있는 생각과 마음 속에 있는 감정을 종이 위에 내려 놓으면 내가 누구인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이 된다.

그럼에도 일기는 밤에 쓰면 되지 굳이 바쁜 아침에 써야 할 이유가 있는지 궁금할 수 있다. 사실 나는 학교 선생님의 일기 검사가 끝난 이후 한번도 일기를 쓰지 않다 지난해 초부터 아침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직장과 먼 곳으로 이사가 출근시간이 길어진 것이 계기였다. 지하철에 앉아 45분간 스마트폰만 하다 보니 아침부터 머리만 더 혼란스러워지는 것 같았다. 지하철에서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다 아침 일기를 쓰게 됐다.

아침 일기를 쓰기 시작한 후 제일 많이 달라진 점은 차분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아침에 내 마음을 글로 표현하니 혼란스러움이나 흥분이나 화나는 감정, 과도하게 우쭐한 기분들이 가라앉았다. 한 마디로 과한 감정이 가지치기가 됐다. 감정이 정제된 상태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것은 밤 일기가 줄 수 없는 아침 일기만의 장점이다.

밤에는 피곤하고 감정이 과잉된 상태일 때가 많다. 밤에 쓴 편지는 부치지 말고 찢어버리란 말도 있지 않은가. 아침엔 자고 일어나 상대적으로 더 상쾌하고 머리도 맑아 자신의 정신 상태를 더 분명하게 일기로 표현할 수 있다.

아침 일기를 쓴다고 부자가 되거나 승진을 하거나 명예를 얻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자기 자신을 더 많이 알게 돼 더 좋은 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내 마음을 나도 잘 모를 땐 그 때 그 때 감정에 휘둘리지만 아침 일기를 통해 내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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