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여왕 70년 외조한 필립공, 오늘 은퇴…'96세 최장수 왕실 배우자'

머니투데이 신혜리 기자 | 2017.08.02 13:13

2만2219건 단독 공무 수행·785개 기구서 활동 …'듀크 오브 에든버러 상' 제정 4만여명의 학생 지원

사진제공=BBC

영국 엘리자베스 2세(91) 영국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96·에든버러 공작)이 2일(현지시간) 공식 은퇴한다.

BBC 방송에 따르면 해병대 총사령관인 필립공은 버킹엄 궁에서 열리는 왕립 해병대 퍼레이드 행사 참석을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왕실 업무를 끝내고 은퇴한다. 그는 앞선 5월 은퇴를 발표했다.

그리스 왕족으로 태어난 필립공은 어린 시절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을 오가며 생활하다가 10세 때 직계 가족들과 헤어져 살았다. 이후 그는 다트머스 해군대학에 입학했고, 사관후보생 당시 조지 6세 국왕과 함께 학교를 방문한 13세였던 엘리자베스 공주를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다.

국왕의 반대에도 그는 결국 1947년 엘리자베스 여왕과 결혼한 후 70년간 여왕을 외조하며 영국 역사상 왕실의 최장수 배우자라는 기록을 남겼다.

BBC에 따르면 필립공은 지난 1952년부터 총 2만2219 건의 단독 공무를 수행했고 총 5496번의 연설을 진행했다. 이 밖에도 그는 70년간 785여 개 기구에서 수장이나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업적을 쌓았다. 특히 세계자연기금영국본부(WWF-UK)의 초대 회장을 맡는 등 자연과 동물 보호에 앞장섰다.

또 그는 자신의 작위를 딴 ‘듀크 오브 에든버러 상’을 통해 4만 명이 넘는 젊은이들의 학업과 생활을 지원했다.

올해로 96세를 맞은 필립공은 최근 건강이 악화하면서 공식 업무를 점차 줄여나갔다. 지난 2011년 12월 심장에 관상 동맥경화가 발생해 관상동맥 수술을 받았고, 2012년 6월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두 시간 넘게 비를 맞은 뒤 급성 방광염에 걸려 치료받기도 했다. 작년 연말에는 여왕과 함께 심한 감기에 걸려 크리스마스 예배에도 불참했다.


영국 왕실 대변인은 필립공이 은퇴 후에도 여왕과 함께 계속 공식 행사에 참여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의 은퇴 소식이 들려오자 정치계와 언론들은 일제히 필립공의 업적을 높게 평가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국가 차원에서 가장 깊은 감사와 행운을 전한다”고 말했다.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도 그의 은퇴 소식에 “그가 훌륭하게 얻어낸 은퇴 생활에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며 인사를 전했다.

BBC 방송은 그간 필립공의 업적과 그가 한 말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며 “70년간 여왕 곁에서 국가와 사람들을 극진히 지켰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지인 텔레그래프도 “필립공은 이제 조금 내려 놓을 자격이 있다. 그는 항상 조국이 우선인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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