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공모가 문턱 못 넘는 비싼 '황태자의 주식'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17.07.31 04:35

[종목대해부]JP모간, 크레디트스위스, CLSA "실적 대비 삼성SDS 현 주가는 고평가"

#'황태자의 주식' 삼성SDS는 2014년 11월14일 주식시장에 입성했다. 주당 19만원에 공모한 삼성SDS는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100% 오른 38만원에 화려한 첫 거래를 개시하며 신고식을 치렀다.

삼성그룹주 중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율이 높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삼성SDS는 그 해 11월28일 42만9500원(장중)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고 공모가 아래로 밀리기 시작, 지난해 12월9일에는 사상 최저가인 12만3500원(장중)을 찍었다.

올 들어 '4차 산업혁명' 바람이 불며 삼성SDS는 지난 17일 마침내 공모가 19만원을 회복했지만 증시에서는 주가 '고평가 논쟁'이 불붙었다. 4차 산업혁명을 등에 업은 미래 성장성이 충분하다는 진영과 실적만 두고 볼 때는 현 주가가 과도하다는 진영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실적, 느리지만 성장세…현금은 부자=삼성SDS는 크게 IT(정보통신)서비스와 물류BPO(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 두 가지 사업을 펴고 있다. IT서비스 부문은 고객사의 IT시스템 진단과 구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기업모바일, 리테일, 보안, 의료 분야의 IT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정보화 전략 등을 컨설팅한다. 물류는 제품을 운송·보관·하역·관리하는 제반 업무로 특히 물류BPO 사업은 물류업무를 위탁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삼성SDS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비 16%, 10% 증가한 2조3741억원, 1858억원으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면서 전망치를 소폭 상회했다. IT서비스 부문의 솔루션 및 클라우드(인터넷 상의 가장 저장공간) 매출 증가로 1분기에 이어 성장세를 이어갔으며 영업이익률도 12.2%로 큰 폭으로 개선됐다. 이는 2014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이었다.

물류 BPO 부문도 북미·유럽 판매 물류 및 대외사업 확대로 고성장이 이어졌지만 1분기부터 이어진 물류 네트워크 초기비용 발생으로 영업이익률은 2.4%에 그쳤다.

최근 3년(2014년~2016년)간 재무상황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7조9000억~8조2000억원 사이에서 정체되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5년에 소폭 역성장했으나 지난해 성장세로 돌아서며 6.5% 증가한 6271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3년째 성장하며 지난해 5000억원을 돌파, 5143억원을 나타냈다.

현금흐름표상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년간 꾸준히 증가해, 작년 말 기준 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그리고 삼성SDS가 인수합병(M&A)을 위해 조달할 수 있는 여유자금은 약 2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IB "주가 비싸다" 입 모아=글로벌 투자은행(IB) 애널리스트들은 미래 성장 잠재력이 큰 것은 사실이나 지금은 실적 이외의 변수를 주가에 반영하긴 이르다고 입을 모았다. 성장성은 꾸준하지만 연간 5000억원 수준의 당기순이익으로 현 시가총액 13조7000억원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제이 권 JP모간 애널리스트는 "실적과 별개로 최근 인공지능(AI)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삼성SDS의 솔루션 사업이 삼성계열사 고객층을 벗어나 확장을 말하기엔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

이어 "삼성SDS 측은 지속적으로 2조6000억원의 보유현금을 바탕으로 한 인수합병에 대해 거론했지만 이는 주가에 반영되기엔 이르다"며 "의미 있는 인수합병이 실제로 나타난다면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JP모간은 지금으로서는 실적을 주가 판단의 핵심 변수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주가 상승시 차익실현 기회로 삼길 권하며, 주가 하락시 매수 타이밍을 노려볼 것을 조언한다"고 덧붙였다.

크레디트스위스는 2분기 실적을 반영해 올해 예상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각각 9%, 15% 상향 조정했다. 또 목표주가도 기존 12만원에서 15만원으로 상향조정했지만 현 주가보다 낮은 수준이고 투자의견은 여전히 '비중축소'를 유지했다.

신민석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는 "올해 및 내년 예상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26~29배에 이르는 주가는 여전히 과하다"며 "우리는 삼성SDS의 밸류에이션은 본질적 가치(본업에서 발생하는 실적)에 입각에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파격적 목표주가로 화제를 모은 CLSA도 삼성SDS에 대한 매도를 일관되게 외치고 있다. 노승주 CLSA 애널리스트는 "2분기 삼성SDS의 실적은 우리와 시장의 예상치에 대략 부합했다"며 "하지만 올해와 내년 예상 실적으로는 현 주가에 부여된 프리미엄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테마로 주가가 상승하면서 과도한 프리미엄이 부여됐지만 2018년에 둔화될 이익 모멘텀을 감안할 때 PER 27배는 정당화할 수 없다"며 "목표주가 10만원에 매도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2. 2 남편·친모 눈 바늘로 찌르고 죽인 사이코패스…24년만 얼굴 공개
  3. 3 "예비신부, 이복 동생"…'먹튀 의혹' 유재환, 성희롱 폭로까지?
  4. 4 불바다 된 LA, 한국인들은 총을 들었다…흑인의 분노, 왜 한인 향했나[뉴스속오늘]
  5. 5 계단 오를 때 '헉헉' 체력 줄었나 했더니…"돌연사 원인" 이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