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드 보복', 정의선 "車 협력사 더 어렵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17.07.30 09:00

車부품사, 중국공장 가동률 절반 아래로 '뚝'...실적에 미치는 영향 더 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보복’으로 중국에 진출한 자동차 부품사의 가동률이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완성차와 달리 부품사는 현지 법인을 100%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어 타격이 더 크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협력사 지원을 요청했다.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현대·기아차 계열사 등 자동차 부품사의 현지 공장 가동률이 40~50%대로 주저앉았다. ‘사드 보복’ 영향으로 현대·기아차의 중국 공장 출고량이 급격하게 줄면서 부품사의 가동률도 크게 떨어졌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지난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중국에서 사드 영향으로 매출이 줄면서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협력업체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의 올 상반기 중국 판매량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다.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2분기로 기간을 좁히면 상황은 더 심각한데, 판매량이 64.1%나 줄었다.

이미 생산해놓은 차량 재고도 남아있어 정상적인 공장 가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완성차 공장의 가동률 저하는 부품사로 이어졌다. 주력 계열사의 부진은 현지에 진출한 2차, 3차 협력사에게도 줄줄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품이 팔리지 않는 상황에서 인건비와 공장 유지비 등 고정비는 그대로 유지돼 부품사들은 지난 2분기 큰 폭의 손실을 봤다. 대표적으로 현대모비스는 올 2분기 영업이익은 49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2% 줄었고, 현대위아는 66.9% 급감했다.


계열 부품사의 영업이익 감소율이 현대·기아차(31%)보다 크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중국 법인이 현지 기업과 50대 50으로 만든 합작 법인이어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다. 하지만 부품사의 경우 100% 자회사가 많아 손실이 그대로 실적에 반영됐다.

주력 부품사인 현대파워텍, 현대다이모스 등도 가동률이 크게 떨어진 것은 마찬가지다. 만도도 큰 손실을 봤으나 현대·기아차의 의존도가 현대차그룹 계열사보다 낮아 2분기 영업이익이 14% 떨어지는 수준에서 선방했다.

규모가 작은 2차, 3차 협력사의 어려움은 더 크다. 다른 곳에서 수익을 만회하기도 힘들고 중국 사업의 비중이 큰 곳도 많다. 일부에서는 중국 공장을 유지하기에도 벅차다는 의견이 나온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지분 구조 때문에 과거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성장할 때는 부품사들이 돈을 번다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이제 반대가 됐다"며 "사드 보복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여 걱정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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