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5년 내 사라진다던 MS의 고공행진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17.07.28 03:41
“마이크로소프트(MS)는 5년 내 사라질 것이다.”

2011년 한 미국 IT 전문지의 필진이 내놓은 전망이다. MS는 이 전망이 민망할 정도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발표한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주가가 역대 고점을 또 경신했다.

불과 몇 년 전 만해도 MS는 애플과 구글 등 신흥강자에 밀려 ‘지는’ 기업으로 분류됐다. 2000년대 말 PC에서 모바일기기로 이동하는 시기를 맞아 주력 상품이던 ‘윈도’ 수요가 줄어들면서다. MS는 직접 스마트폰과 검색엔진을 출시하기도 했지만 신통찮은 반응을 얻으며 수년을 헤맸다. 1990년대 말 50달러를 넘던 주가가 2013년까지 20~30달러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비슷한 시기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모토로라와 노키아가 급속도로 쇠락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광경을 목격한 터였다. MS도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결국 생존에 실패한 이들 기업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란 우려가 높았다.

그러던 MS가 ‘클라우드’로 눈을 돌리며 돌파구를 찾았다. MS 클라우드 사업을 총괄하던 사티아 나델라가 2014년 MS의 3대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하면서다. ‘클라우드 집중 전략’은 맞아 떨어졌고 MS는 무섭게 되살아났다. MS의 주가는 최근 70달러대까지 올랐다. 2010년 저점의 3배 이상이다.


클라우드 시장에선 오히려 구글의 MS를 추격한다. MS는 지난 분기 AI(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등 새 사업에 집중하겠다며 3억 달러(한화 33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구조조정과 조직개편을 하는 등 고삐를 더 죄고 있다.

덕분에 MS는 세계 시가총액 5대 기업(구글·애플·MS·아마존·페이스북) 중 가장 오랜 역사(1975년 창립)를 가진 기업으로 살아남았다. MS의 ‘재기’는 변화에 정확히 대응한 과감한 전략 수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수 년째 잘나가고 있는 애플과 구글도 변해야 할 시점을 놓쳐 안주한다면 언젠가 내리막을 마주하게 될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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