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27일로 예정된 고검장 및 검사장급 정기인사를 앞두고 문 총장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명재 검사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고질적인 '기수 문화' 타파로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현직에 남아 있는 문 총장의 연수원 동기는 김해수 대검 공판송무부장과 박민표 대검 강력부장, 장인종 법무부 감찰관, 백찬하 수원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장 등 4명이다.
이들 중 일부는 공식 사의표명을 하진 않았지만 가까운 주변 지인들에게 그런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 조직 내부에서는 사법연수원 동기가 검찰 수장인 검찰총장직에 오를 경우 사의를 표명하는 것이 일종의 관행으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역대 검찰총장 취임을 전후로 검찰총장의 연수원 동기들이 옷을 벗고 20년 넘게 몸담은 검찰조직을 떠났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수사와 검찰행정에 숙련된 인력들이 단지 연수원 동기가 총장직에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공직을 떠나는 것을 '국력손실'에 비유하곤 한다.
검찰 고위직을 지낸 한 변호사는 "검찰에 반드시 필요한 인재들이 동기가 승진했다는 이유만으로 옷을 벗고 나가는 것이 당연시 되는 것은 검찰조직은 물론 국가적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본인이 검사직에서 물러나고 싶지 않아도 눈치 보며 등 떠밀리듯 검찰을 떠나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검찰 인사에서 절대적인 기준으로 작용했던 연수원 기수와 지역 안배 등을 탈피해야 검찰 개혁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법조전문기자·법학박사]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