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자기말만 고집한 최순실에 李 부회장 재판부 왈…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17.07.26 16:00

최순실씨, 李 부회장 등 재판에 증인 출석, 증언거부로 재판 4시간 만에 종료…崔 "특검 신뢰 못해"

최순실 씨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 신분으로 출석하기 위해 26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재판의 끝 무렵)재판관님, 제가 말씀드려도 되나요?"(최순실)
"제가 발언기회를 드리겠다고 했던 것은 증언한 답변에 대해 추후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느낄 만한 부분이 있으면 기회를 드리겠다고 했던 것입니다. 증언을 안하셨기 때문에 발언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재판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통하는 최순실씨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는 소식에 많은 관심이 몰렸지만 이날 재판은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2시5분쯤 끝났다.

점심시간(2시간20분)과 휴정시간(30분)을 제외하면 순수 재판시간은 약 1시간15분에 불과했다. 최씨는 이 부회장의 재판에서 다뤄지는 전 사안에 걸쳐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핵심증인이다. 중요한 인물이 등장한 재판치고 짧은 시간 안에 끝이 난 것은 최씨가 모든 증언에 거부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특검 측의 신문이 시작되자 "특검을 신뢰할 수 없고 회유와 압박을 받아 정신이 패닉 상태"라며 "모든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저는 이 재판에 나와서 진술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정)유라 혼자 나와서 혼선이 빚어졌다"며 "그 아이를 (특검이) 새벽 2시부터 9시까지 어디에 인치했는지 부모로서 당연히 물어야 하는데 검찰이 말을 안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희 딸을 데리고 가서 먼저 신문을 강행한 것은 딸로 하여금 압박하기 위한 제2의 장시호 만들기"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최씨는 증언거부를 선언한 만큼 진술조서에 대해 본인이 이야기한 사실이 맞는지 확인하는 '진정성립'은 물론 특검 측 질문에 단 한 마디도 답을 하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는 "지금부터는 (증언을 거부하겠다는) 말씀 안드리겠습니다"라고 한 뒤 특검 측 모든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대응했다.

이따금 물을 마시거나 뒷머리를 긁적거릴 뿐이었다. 특검 측 자료 제시에는 스크린을 힐끗 쳐다보거나 계속되는 특검 측 질문에 주신문을 담당하는 검사를 빤히 쏘아보기도 했다.


최씨는 특검 측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지만 정작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은 많아 보였다. 이날 최씨 측은 10시 5분쯤 입정 후 증인석에 앉기도 전에 재판부에 "한 말씀 드려도 될까요?"라고 말했다가 재판부로부터 "증인선서부터 하시기 바랍니다"란 말로 제지당했다.

본인이 왜 진술을 거부하는지에 대해 설명하려 하자 재판부는 "이 자리는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자리가 아니라 질문에 답하는 자리"라며 "증언 후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답할 기회를 드리겠으니 질문을 듣고 답을 해달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최씨는 재판부에 "특검 측이 상관없는 질문으로 몰고 가는데 적정하지 않다"며 이의를 제기하거나 "조금 휴정했다 하면 안되겠냐"며 적극적으로 휴식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재판부는 "증인에게 증언 거부권이 있듯 검사에게 질문 권한이 있다"며 질문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휴식 요청에는 10분간 휴정 시간이 주어졌다.

오전 재판 내내 최씨가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하려 하고 주신문에는 일절 답하지 않자 변호인도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특검 측은 "증인이 주신문을 모두 거부한 상황에서 반대신문을 할 경우 반대신문은 사실상 주신문이 되는 셈"이라며 "주신문을 할 경우 반대신문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이 경우 변호인단 신문 뒤 있을 특검의 재주신문에 증인이 증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변호인단은 "(반대신문을 할지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 점심시간을 주시면 고민해 보겠다"고 말해 11시40분부터 2시까지 점심시간이 주어졌다.

최씨 측은 결국 특검 측 신문에는 주신문이든 재주신문이든 어떤 것에도 일절 답하지 않겠다고 밝혀 이날 변호인단으로부터의 신문도 불발됐다.

한편 이날 최씨와 두번째 법정 대면을 한 이 부회장은 앞에 놓인 서류를 훑어보거나 배석한 변호인과 귓속말을 나눌 뿐 평소와 다름없는 자세를 보였다. 이 부회장은 지난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으며 그 자리에 최씨도 피고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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