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대 스타트업 가방에 15억 몰린 이유는?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 2017.08.03 04:11

[스타트UP스토리]진창수 샤플닷컴 대표, 소비자 선택한 디자인 제품화…첫 제품 '닥터나'로 15억 크라우드펀딩 성공

“샤플은 ‘바이어’가 아닌 ‘소비자’를 위한 디자인을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창업을 위해 미술대학에 입학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CEO(최고경영자)가 있다. 소비자를 감동시키는 제품 개발은 마케팅과 유통이 아닌 디자인 역량에 달렸다는 판단에서다. 5년여의 노력 끝에 최근 한 달간 가방 하나로 15억원의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했다. 디자인 콘텐츠 양산 플랫폼 ‘샤플닷컴’을 운영하는 진창수 샤플 대표(36·사진) 이야기다.

진 대표는 2012년 샤플을 설립한 후 이듬해 휴대용 샤워용품 용기 ‘스마트 디스펜서’를 출시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2006년 이라크 자이툰부대 복무 당시 미국 장병들이 지친 상황에서도 각종 샤워용품을 챙기는 모습을 보고 간편한 샤워용품 용기가 글로벌시장에서 통할 것이라고 봤다. 진 대표는 당시 크라우드펀딩 웹사이트에서만 60일간 총 5만5000달러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진 대표는 크라우드펀딩 성공 경험을 계기로 가능성 있는 디자인의 제품화를 지원하는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진 대표는 “유망한 디자이너들이 생산 및 물류, 배송, 영업 등 경험부족으로 사업을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며 “온라인 플랫폼과 유통구조 혁신을 통해 디자인을 제외한 제품화 관련 전과정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진 대표는 1년여 개발 끝에 지난달 ‘샤플닷컴’을 출시했다. ‘샤플닷컴’에는 전세계 누구나 자신의 디자인을 올릴 수 있다. 글로벌 소비자들로부터 ‘좋아요’를 500개 이상 기록한 제품은 시제품으로 제작되며 5000개 이상인 제품은 생산 및 판매에 돌입한다. 디자이너는 ‘좋아요’ 개수에 따라 3~10%의 로열티를 거둬들인다.


진 대표는 이같은 제작과정을 통해 소비자 친화적 디자인제품이 생산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디자인산업도 유통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소비자가 아닌 유통기업 의사결정권자에 의해 디자인이 결정된다”며 “샤플닷컴에선 제작 초기단계부터 소비자의 선택을 거쳐 제품으로 제작된다”고 했다.

또 샤플닷컴을 통해 일명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제품이 생산된다고 진 대표는 강조했다. 샤플닷컴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디자인은 중국공장에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생산된 뒤 선박에 실려 곧바로 국내 택배회사로 옮겨진다. 유통과정을 최소화해 제품 가격을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최근 샤플닷컴의 첫 제품 ‘닥터나(Dr.Nah) 캐리어&백팩’은 소비자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모았다. 샤플닷컴 홍보차 진행한 크라우드펀딩엔 2만여명이 몰리며 약 15억원의 자금이 모였다. 나 건 홍익대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 교수의 심플한 디자인과 2만9000~4만9000원 저렴한 가격이 소비자 취향을 저격했다고 진 대표는 분석했다. ‘닥터나’는 이달 18일 처음 출고돼 소비자 품에 안긴다.

진 대표는 “기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 디자인 이후 배송 및 판매를 고민해야 한다면 샤플닷컴은 디자인만 있으면 누구나 제품화에 도전할 수 있다”며 “생산자와 소비자간 거리를 최대한 좁혀 소비자 친화적인 제품 개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외동딸 또래' 금나나와 결혼한 30살 연상 재벌은?
  2. 2 '눈물의 여왕' 김지원 첫 팬미팅, 400명 규모?…"주제 파악 좀"
  3. 3 의정부 하수관서 발견된 '알몸 시신'…응급실서 실종된 남성이었다
  4. 4 "나이키·아디다스 말고…" 펀러닝족 늘자 매출 대박 난 브랜드
  5. 5 BTS 키운 방시혁, 결국 '게임'에 손 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