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주주들에게 우선권을 주는 주주우선공모 방식으로 BW를 발행했지만 대주주 두산중공업은 물론 기존 주주들의 참여율이 저조한 탓이다. BW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와 업계에선 일반 공모 미달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4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두산인프라코어 BW 구주주 청약결과 5000억원 모집에 1520억원이 몰렸다. 구주주 청약 경쟁률은 0.304대 1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오는 27~28일 이틀간 남은 3480억원에 대해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공모를 진행한다.
이번 구주주 청약에선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이 580억원어치를 사들인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5월 BW 발행 결정 당시 본사가 600억원, 자회사가 300억원어치 BW를 사들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대 주주인 두산중공업마저 매입물량을 계획보다 소폭 줄인 셈이다. 두산중공업 자회사들이 일반공모에 300억원을 투입하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주주 외 나머지 주주들 청약에서 900억원어치만 소화된 셈이다.
기존 주주를 상대로 한 청약이 흥행실패로 돌아가면서 일반 상대 공모 전망도 어둡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모미달시 부족분은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인수단이 맡는다.
증권업계는 BW 흥행실패 원인을 유동성이 떨어지는 두산그룹의 사정과 두산인프라코어 BW의 투자가치에서 찾았다. 앞서 두산건설과 두산중공업 등 두산그룹 계열사는 단기 채무 상환을 위해 회사채와 BW 등을 발행했다.
신용등급이 A 이상인 지주회사 두산과 두산중공업은 회사채를, B등급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은 BW를 발행해 기존 채무를 갚는 전략이다. 그러나 본질적인 재무지표 개선 없이 새 빚으로 기존 빚을 메우는 방식에 의문이 제기되며 투자자들의 외면이 이어졌다.
두산과 두산중공업은 경쟁률이 5대 1에 육박하는 A등급 회사채 시장에서 수요예측 미달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두산건설 BW 역시 일반공모에 실패하며 총액인수 조건에 BW 발행 주관사들이 1444억원어치 물량을 떠안았다.
여기에 두산인프라코어 주가하락에 따른 BW 행사가격 하향으로 투자 매력을 감소시켰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19일 이번 BW의 행사가격을 주당 8030원으로 결정했다.
일정 기간 후 행사가격에 주식을 받을 수 있는 BW 특성상 신주인수권 행사까지 주가전망이 어두울수록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데, 최근 주가하락으로 행사 가격이 떨어지면서 주가 전망을 어둡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주인수권 행사가격 하향으로 인해 발행 주식 수까지 5500만주에서 6226만여주로 대폭 늘어나면서 주식가치 희석문제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주인수권 행사가격과 현재 주가 차이가 몇십 원 안팎"이라며 "최근 부진한 업황과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를 감안하면 매력적인 투자수단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실적이 개선되는 상황에서 BW의 상품성이 높다"며 "일반 공모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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