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지 연착·짐 분실…'공항장애' 겪지 않으려면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 2017.07.26 06:46

[보니!하니!]경유시간 최소 3시간 이상 확보, 짐 분실 잦은 항공사는 피해야

비행기 연착으로 런던 히드로 공항에 발이 묶인 기자 일행이 좌절하고 있다./사진=이영민 기자


공항장애. 누군가에겐 '공황장애'의 오타일 뿐이겠지만 지난 8일 런던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기자 일행에겐 꿈같은 휴가의 오점이었다. 경유지 연착, 짐 분실, 운항 일정 13시간 연기 등 평생 한 번 겪기 힘든 일들이 한 번에 쏟아졌다. 큰맘 먹고 가는 해외여행, 망치지 않으려면 공항장애를 주의하자.

◇장애 1. 경유지의 비극…환승시간 최소 3시간 이상으로

우리는 두 경로로 나눠 런던으로 향했다. 3명은 아시아나 항공-터키 이스탄불 공항 경유-영국항공 환승, 나머지 1명은 KLM네덜란드항공-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 경유-KLM항공 환승 경로였다. 모두 환승시간은 1시간30분이었다.

터키(경유)팀이 탄 비행기는 예정시간보다 20분 늦게 경유지에 도착했다. 환승시간이 빠듯하긴 했지만 불안한 수준은 아니었다. 이스탄불 공항에서 경유 절차를 기다리는 줄은 길지 않았다. 하지만 줄지도 않았다. 공항 심사 직원은 사람을 앞에 두고 20분 이상 일을 진행하지 않았다.

조바심이 나던 찰나 공항 직원은 다행히 엄지를 치켜들며 우리를 통과시켰고 다른 공항 직원에게 우리의 길 안내를 부탁했다. 우리는 'hadi hadi(어서어서)'를 외치는 안내 직원을 따라 세계 11위 규모 이스탄불 공항을 내달렸다. 겨우 시간 내 탑승한 뒤에야 한숨을 돌렸다.
영국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 설치된 미술가 데이비드 슈리글리의 작품 '리얼리 굿'(really good)./사진=이영민 기자

암스테르담을 경유키로한 나머지 한 사람은 출발부터 숨막혔다. 출발 비행기가 1시간20분이나 연착돼 환승시간 1시간30분이 턱없이 빠듯했던 것. 다행히 환승 비행기도 20분 연착돼 겨우 몸을 실었다. 다행이 불행으로 바뀐 건 몸만 실었다는 걸 알게 됐을 때였다.

◇장애 2. 내 짐은 어디에…경유지에서 짐 분실했을 경우 대처법은?

우여곡절 끝에 런던공항에 도착, 이제 짐만 찾으면 된다며 안도할 무렵. 항공사 실수로 일행 중 두 명의 짐이 경유지에서 오지 않은 걸 알았다. 사람은 모두 런던에 있는데 짐 하나는 터키에, 다른 하나는 암스테르담에서 떠돌고 있었다.

짐을 잃은 우리는 수하물 분실 신고소(Baggage Claim)로 향했다. 이 경우 △신고소에서 분실 수하물의 형태·크기·색깔 등을 말하고 △항공권에 붙어 있는 분실 수하물 태그를 제시 △수하물을 반환받을 주소와 연락처를 기재 △해당 항공사로부터 조회번호 받기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홀로 터키-런던-더블린을 떠돌다 드디어 주인 품에 안긴 일행의 캐리어/사진=이영민 기자
우리는 일정상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하룻밤 노숙 후 9일(현지시간) 이른 아침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떠났다. 주인 잃은 짐이 홀로 런던에 도착해 더블린 공항까지 오는 데 걸린 시간은 4일. 일행의 절반은 더블린에 머무는 3박4일 일정 내내 '무짐여행'을 해야 했다.

일행은 입을 모았다. "앞으로 항공권을 예매할 땐 직항을 타거나, 경유 시간을 최소 3시간 이상으로 잡거나, 잦은 짐 분실로 유명한 항공사는 사전 조사 후 피할 것이다."


◇장애 3. 갑작스러운 비행기 연착…항공사 보상은?
/ 사진=비행기 운항 변경 문자 메시지, 메일 내용 캡처

여행 마지막 날, 끝까지 방심은 금물. 메일 한 통이 날아왔다. 15일 저녁 8시50분 출발 예정이던 비행기가 중국의 기상 악화로 다음날 오전 10시 출발로 변경된 것.

다른 비행기가 있을 거란 희망을 품고 저녁 6시쯤 도착한 히드로 공항에는 당황한 표정의 승객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항공사 직원은 "항공사 측에서 예약한 호텔이 모두 나갔으니 지원금 150파운드 내에서 승객들 스스로 숙박할 곳을 구해야 한다. 교통비는 버스카드만 제공된다. 저녁 식사는 15파운드, 아침 식사는 10파운드 이내에서 지원된다"고 말했다.

박한 보상에 당황한 승객들은 너나할 것 없이 항공사 직원들에게 항의했다. "무책임하다", "우리가 이러려고 비싼 돈 내고 국적기 타는 줄 아냐" 등 분노 섞인 항의가 빗발쳤다.

승객의 항의에 항공사 측은 뒤늦게 입장을 바꿨다. 호텔은 항공사 측에서 예약해 제공했다. 택시비와 식사 값(20파운드 내외)은 영수증 청구지급 방식으로 지원됐다.

항공사 연착 보상 규정에는 △기상상태 △공항 사정 △항공기 접속 관계 △안전운항을 위한 예견하지 못한 정비 등이 있을 때는 예외로 한다는 조항이 있다. 즉 항공사 과실이 아닌 경우에는 배상 받기 어렵다.

이럴 경우 보상 조항이 없는 만큼 항공사마다 서비스 내용이 다를 가능성이 크다. 일행의 경우처럼 '부르는 게 보상값'인 항공사도 있지만 보상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는 항공사도 나올 수 있다. 가격 뿐 아니라 정시운항율, 연착 보상 서비스 내용을 꼼꼼히 따져서 믿을 만한 항공사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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