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北 성장률 3.9%…南보다 높았다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 2017.07.21 12:00

북한 성장률 17년 만에 최고치…"2015년 마이너스 성장의 기저효과"

/자료=한국은행
지난해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3.9%로 17년 만에 최고치로 추정됐다. 1999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 이후 처음으로 북한의 성장률이 우리보다 높아졌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6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9%다. 이는 지난 1999년(6.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한은은 1991년 이후 매년 국정원, 통일부, 코트라(KOTRA)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북한의 경제활동에 관한 기초자료를 제공받아 북한의 경제성장률을 추산해왔다.
북한의 경제력을 우리의 시각에서 비교·평가하고 대북정책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북한 성장률이 크게 오른 것은 북한 경제 상황이 구조적으로 개선된 영향보다는 2015년 발생했던 가뭄 등 부정적 요인이 완화된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015년 북한의 성장률은 -1.1%로 5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2015~2016년 연평균 성장률은 1.3%로 김정은 집권 이후인 2012~2016년 성장률 1.2%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1% 초반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북한의 성장률이 크게 반등하면서 북한의 성장률이 우리나라(2.8%)보다 높아졌다. 우리와 북한의 성장률이 역전된 것은 지난 1998년과 2008년 이후 세 번째다.

1998년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우리나라 성장률이 각각 -5.5%, 2.8%까지 하락했던 때다. 이 시기 북한의 성장률은 각각 -0.9%, 3.1%였다.

한은 관계자는 “폐쇄적 경제 체제인 북한은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대외 충격을 덜 받는데 앞서 두 시기 우리 경제가 외부 충격을 겪으며 성장률이 역전됐다”며 “지난해에는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북한 성장률이 크게 오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별로 보면 광공업(6.2%)의 성장세가 뚜렷했다. 광공업 성장률은 1999년(9.5%)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았다. 광업은 8.4%, 제조업 4.8% 각각 늘었다. 각각 1999년(14.2%, 7.9%) 이후 최고의 성적이다. 광업은 석탄, 연, 아연광석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제조업의 높은 성장세는 중화학공업이 이끌었다. 중화학공업의 성장률이 6.7%로 이 역시 1999년(10.4%) 이후 가장 좋았다.

2015년과 비교해 중화학공업 가동에 필요한 석탄 등 원자재와 전력 생산 여건이 나아지면서 중화학공업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차 금속제품, 화학제품의 성장세가 컸다. 반면 경공업은 1.1% 성장에 그쳤다.


전기가스수도업은 1990년 발표 이후 최고치였다. 1년 전보다 22.3% 성장했다. 수력발전 비중이 큰 북한은 2015년 가뭄을 겪으며 전기가스수도업의 성장률이 -12.7%로 마이너스였는데 이 현상이 해소된 영향이 반영됐다

2015년 -0.8%로 마이너스였던 농림어업도 농산물과 수산물 생산이 늘어 플러스로 전환했다. 지난해 2.5%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2012년(3.9%)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반면 건설업과 서비스업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건설업 성장률은 1.2%로 2013년 -1.0% 이후 3년 만에 최저치였다. 서비스업 성장률 역시 0.6%로 3년 만에 가장 낮았다.

지난해 북한의 국민총소득(명목GNI)은 36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4%(1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한국(1639조1000억원)의 45분의 1(2.2%) 수준이다. 1인당 국민총소득은 146만1000원으로 한국(3198만4000원)의 22분의 1(4.6%)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3월부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북 제재가 이뤄졌음에도 대외 교역 규모는 증가했다. 수출과 수입을 포함한 대외교역 규모(남북 교역 제외)가 65억5000만달러로 전년보다 4.7% 늘었다.

수출은 28억2000만달러, 수입은 37억3000만달러로 전년대비 각각 4.6%, 4.8% 증가했다. 수출은 수산물 등 동물성생산품(74%)과 광물성생산품(8.9%), 수입은 식용과실 등 식물성생산품(24.8%)과 섬유류(20.5%)를 중심으로 많아졌다.

개성공단 폐쇄로 남북간 교역 규모는 큰 폭으로 줄었다. 남북 교역 규모는 전년대비 87.7% 감소한 3억3000만달러였다.

우리나라에서 북한으로의 반출은 1억4640만달러, 북한에서 우리나라로의 반입은 1억8590만달러로 각각 전년대비 88.4%, 87.2% 축소됐다. 지난해 2월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 조치를 시행한 영향으로 4월 이후에는 반출입 물량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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