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 "상공인들이야 말로 이시대 '군자'"

머니투데이 서귀포(제주)=김성은 기자 | 2017.07.20 13:22

도올 선생, '제 42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서…"기업인이 사회·국가·인류 생각해야 할 시점"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사진=대한상의

"이 자리에 있는 상공인 여러분은 스스로 돈을 버는, 말하자면 경영 1세대다. 이 시대 최고의 군자들이다"

20일 제주도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 42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도올 김용옥 한신대학교 석좌교수가 '기업인의 길, 새로운 한국의 미래'를 주제로 특별강연에 나서 17만 상공인을 대표하는 경제인들을 '대인'이자 '군자'라 추켜세우자 좌중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김 교수는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첫 강연에 나서 관심을 모았다. 강연은 약 두 시간 동안 이어졌으며 때때로 큰 웃음이 나오기도 하면서 유쾌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김 교수는 1914년 포드 자동차의 창업주인 헨리 포드가 자사 노동자 임금을 2.3달러에서 5달러로 두 배 이상 올리고 8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것을 예로 들며 "포드는 사람들이 경제적 여유가 돼야 자사 생산품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4년 뒤 러시아에서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나는 등 거대한 사회 변혁기가 왔는데 (미국은 큰 영향받지 않아) 한 회사의 결단이 미국의 운명을 살린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옛날 우리나라에 성씨 마을이 있던 시기에 마을의 중심을 잡아주는 종가가 있었던 것처럼 현대 사회에는 기업인들마다 (직원들로 구성된) 조직을 거느리고 있어 우리 사회의 종손이라 할 수 있다"며 "경제계 단체를 돌아가게 하는 종손의 입장에서 보면 기업인들이 사회, 국가, 전인류를 생각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학에서 말하자면 이는 '대의'"라며 "그런 측면에서 이 자리에 있는 분들이 이 시대 최고의 군자"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과거 기업들이 정부의 일방적 기획을 열심히 따라가기만 하고 돈만 벌면 된다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스스로 경제 및 문화 개혁을 어떻게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도 이번 포럼 개막식에서 "최근 우리 사회는 양극화, 과도한 근로시간, 직업의 불안정 등의 개인이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내몰리고 있다"며 "사회가 직면한 현실에 대한 명확한 인식 없이 특정 이익만을 대변한다면 상공인들이 국가사회 일원으로 당당히 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 교수는 남북 분단의 역사에 대해서도 강연하면서 "새 정부 들어 남북 갈등 해소를 위해 기업인들도 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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