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영 한국은행 북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20일 발표한 ‘통일과 고령화’ 연구 보고서에서 “남한 인구만 고려한 경우 2065년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37.9%에 이를 전망이나, 남북한 인구가 통합되면 이 비중은 31.4~34.9%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남한 출산율은 1.3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북한 출산율은 1.9명으로 우리나라보다 다소 높다. 고령인구 비중은 2015년 기준 남한이 13.%, 북한이 9.5%로 추정된다. 북한은 15~64세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69.3%로 남한(72.9%)보다 낮지만 15세 미만 유소년인구 비중은 21.2%로 남한보다 7%포인트 높다.
보고서는 과거 독일 통일 사례, 국제연합(UN) 인구추계 전망 자료 등을 토대로 남북통일시 인구구조 변화를 추정했다.
2065년까지 분단이 지속될 경우 양국 인구를 단순 합산하면 고령인구 비중은 31.9%로 추계됐다. 남한 고령인구 비중보다 6.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에 앞서 통일이 된다면 북한 출산율 변화에 따라 인구구조가 달라진다. 독일의 경우 동독 지역 출산율은 통일 직후 대폭 하락했다가 점차 서독 수준으로 수렴했다. 기대수명도 동반 상승했다. 이런 가정을 토대로 한 남북한 고령인구 비중은 2065년 33.4~34.9% 정도로 예측됐다.
최 연구위원은 “남북한 인구가 통합되면 남한 인구만 고려한 경우에 비해 고령화 수준이 다소 완화되는 효과가 있으나 완화 효과의 정도는 북한지역 출산율 및 기대수명 변화에 대한 가정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남북 통일 이후 고령인구 비중이 예상보다 크게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북한도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데다, 남한 인구가 약 5000만명으로 북한보다 2배 많고 고령화 속도도 빨라서다.
통일 이후 북한 지역 출산율이 장기 전망치(1.8명)보다 증가할 경우, 북한 주민 기대수명이 남한 수준으로 상승해도 인구 고령화를 상당 부분 완화하는 효과가 예상된다. 그러나 통일 이후 남한 지역 출산율이 더 떨어지고 북한도 이런 저출산 패턴으로 동조화될 경우 인구 고령화는 더 심화될 수 있다.
남북 통일 이후 인구정책에 소요되는 비용은 지금보다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최 부연구위원은 “북한은 1990년대 중반 경제위기 이후 계획경제가 상당부문 와해되면서 교육, 의료, 보육 시스템이 잘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북한 지역 기대수명 상승, 사회보장시스템 확충에 따른 보건, 의료, 연금 등 통일비용 증가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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