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진격의 스팩'…안전 투자라구요?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 2017.07.20 17:19
"도대체 스팩이 뭐냐."

'페이퍼컴퍼니'라는 부정적 인식을 넘어 바야흐로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의 시대가 왔다. 올해 최대 규모 스팩합병상장이 확실한 가운데 대박 종목도 잇따라 등장하면서 '스팩 열공'에 나서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그동안 스팩은 주식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스팩은 실체가 없는 서류상 회사로 적당한 회사를 찾아 합병하는 게 목적이다. 주로 증권회사가 신주를 발행해 상장한다. 상장 이후 3년 안에 합병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2009년 제도 도입 뒤 지난해까지 합병상장에 성공한 스팩은 36개다. 상장 스팩 107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2015년엔 피합병법인에 대한 내부정보를 활용한 불공정거래가 적발되면서 신뢰가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여러 스팩이 상장 뒤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고, 일부는 상장폐지 절차를 밟았다. 지난해까지 상장폐지된 스팩은 12개다.

스팩은 합병실패로 상장폐지 되더라도 공모가 수준의 원금을 투자자에게 돌려준다. 투자자는 통상 2000원 정도의 공모가에 투자 기간에 따라 일부 이자까지 더해 받을 수 있다. 스팩은 안전한 투자대상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더구나 올해 토박스코리아와 합병한 대우SBI스팩, 켐트로스와 합병상장을 결정한 케이프이에스스팩이 단기간에 주가가 3~4배 뛰면서 대박 기대감까지 더해졌다.


그렇다고 스팩이 꼭 안전 자산은 아니다. 합병상장 전 2000원 안팎에서 매수할 경우 비교적 안전한 건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어떤 기업과 합병하는지, 또 기업가치를 토대로 산정한 합병비율이 적절한지에 따라 주가가 요동칠 수 있다. 특히 대부분의 스팩이 합병상장 전 시가총액이 50억~200억원 수준으로, 일부 '큰손'의 의도에 따라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락 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스팩과 피합병법인이 책정한 기업가치가 적정한지도 따져야 한다. 직상장 기업으로선 감히 내놓을 수 없는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제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무리한 기업가치 평가와 합병비율 산정은 합병상장 뒤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스팩 투자 주의사항으로, 합병상장 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종목에 대해 추종 매수를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취업과정에서 무조건적인 '스펙' 의존은 지양해야겠지만 스팩 투자에 있어선 피합병법인에 대한 꼼꼼한 '스펙' 체크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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