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고령화, 경상수지 마이너스 요인”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17.07.20 12:00

25년 뒤 GDP대비 경상수지 비중 –0.69%p 낮출 것으로 추정

서울 탑골공원을 찾은 어르신들이 모여 앉아 있다. /사진제공=뉴스1<br>
이례적으로 빠른 고령화 속도가 우리나라의 향후 경상수지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김경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과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20일 발표한 ‘인구구조변화와 경상수지’ 연구 보고서에서 “노년부양률이 15%가 넘은 고령화 상황을 가정할 경우 한국의 향후 25년 뒤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비중은 –0.69%포인트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국은 1998년 이후 경상수지 흑자를 지속하고 있다.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비율은 2000년대 2% 수준에서 2013년 이후 저유가 영향 등으로 6%대 이상으로 상승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령화가 향후 이 비중을 낮출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지난 40년간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구조가 급변했다. 15세 이하 유년 부양률이 1975년 65.4%에서 2015년 19.2%로 대폭 줄어든 반면, 65세 이상 노년 부양률은 같은 기간 6.0%에서 18.0%로 3배 뛰었다.

연구진이 180개국 인구구조 및 경상수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유년 및 노년 부양률 증가는 경상수지를 감소시킨 요인이었다. 구체적으로 투자보다는 저축 감소 영향이 컸다. 모형분석 결과 노년 부양률이 1%포인트 오르면 저축률은 0.47%포인트 감소했다.

다만 노년 부양률이 상승할수록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작아졌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 “인구 고령화에 따라 새로운 연금, 금융 제도가 도입될 수 있고 저축‧투자 성향이 변화할 수 있으며 새로운 정책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변화들이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시켰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036~2040년 한국의 유년 부양률은 20.3%로 현재와 큰 차이가 없지만, 노년 부양률은 54.4%로 30%포인트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 고령화 속도는 과거 어느 나라도 경험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샘플 중 노년 부양률이 가장 높은 사례는 약 40% 수준인데 한국의 2036~2040년 전망치는 이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김 부연구위원은 “한국은 기존 유년 부양률이 노년 부양률보다 더 빠르게 진행된 기존 인구구조 변화와 달리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돼 고령 부양률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인구 고령화에 따른 경제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한편 앞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이와 비슷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연구원은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13년 뒤인 2030년부터 경상수지가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김 부연구위원은 "고령화에 따른 경상수지 감소 영향을 크게 본 것 같다"며 "현대 6%대 수준의 GDP대비 흑자 비율을 고려하면 2030년 적자 전환될 것이란 예측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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