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KTX 승무원, 구의역 김군 같은 외주화 희생양"

뉴스1 제공  | 2017.07.18 22:10

토크콘서트에서 "해고 고통 이해해야 나라다운 나라"

(서울=뉴스1) 장우성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18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열린 KTX 해고 승무원 토크콘서트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서울시 제공)© News1
박원순 서울시장은 11년째 복직투쟁 중인 KTX 해고 승무원의 복직과 정규직화를 18일 촉구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서울역 대합실에서 열린 'KTX 해고승무원 문제 해결을 위한 토크콘서트'에서 "KTX 해고 승무원은 지하철 스크린도어 노동자 김군와 같은 외주화의 희생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5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보수업체 은성PSD소속의 김모군이 작업 중 역에 진입하는 열차를 피하지 못해 목숨을 잃었다.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중요한 업무를 하면서도 열악한 노동환경의 비정규직이었다는 면에서 KTX 해고 승무원과 공통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박 시장은 "구의역 김군도 시민 안전을 위한 일을 하는데도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외주 용역업체 직원으로 고용했던 것"이라며 "KTX 승무원도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직책인데 직고용하지 않고 외주화했다"고 코레일을 비판했다.

서울시는 최근 서울교통공사 스크린도어 노동자를 포함 산하기관 2442명의 무기계약직을 정규직화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 기준으로는 KTX 승무원도 정규직이 돼야 한다"며 "서울시 산하기관의 안전 관계된 업무는 모두 직고용했다. 서울시가 하면 전국이 함께 하니 (KTX 승무원도) 잘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KTX 해고 승무원들은 코레일을 상대로 한 해고무효소송에서 1,2심은 승소했으나 대법원이 파기환송했다. 박 시장은 "저도 법조인의 한 명으로서 있을 수 없는 판결이라고 생각한다. 기계적 평등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게 법의 최종적 임무"라며 "배심제로 갔다면 승무원들이 최종 승소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국민이 잘 사는 나라는 노조도 강하다며 노동운동에 대한 재인식도 강조했다. 박 시장은 "북유럽 선진국들은 국민소득이 7만 달러 수준인데 노조조직률도 70%에 이른다. 우리나라도 30%는 돼야 한다"라며 "노조가 강하면 정부와 사용자가 노동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때문에 오히려 파업을 하지 않는다. 서울시도 노조를 존중하니 파업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KTX승무원들의 복직투쟁을 폄하하는 일부 청년층 문제에 대해서는 이스라엘의 노벨평화상 수상자 엘리 위젤의 "가장 고통받는 사람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명언을 들었다. 박 시장은 "우리 사회가 너무 무한경쟁과 각박한 삶에 시달리다보니 자기 혼자 살기 위해 뛰어가는 사람들이 있다"면서도 "비정규직, 외주용역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외면하면 우리도 언젠가는 그런 일을 당하게 된다. KTX 승무원의 11년 고통을 깊이 이해할 때 촛불이 외쳤던 '나라다운 나라'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TX 해고승무원 문제의 해결 전망은 밝게 봤다. 박 시장은 "다행스러운 건 이번 정부가 촛불시민들이 민주주의 외친 결과 탄생했으며 서울시 정책을 많이 전국화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인천공항 직원들의 정규직화를 이미 약속했으니 햇볕이 코레일까지 올 것"이라고 했다.

KTX 승무원 해고사태는 2004년 KTX 개통 당시로 거슬러올라간다. 코레일(당시 철도청)은 채용 1년 뒤 정규직 전환을 조건으로 홍익회 소속 위탁계약직으로 승무원을 채용했다. 정규직화를 미루던 코레일은 계약이 만료되자 승무원을 다른 자회사로 이적시켰고 이를 거부하자 280명을 해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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