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샘의 포스트카드] 의연한 나무

머니투데이 김보일 배문고등학교 국어교사 | 2017.07.19 07:00

<80> 의연한 나무

편집자주 | 어찌하다 아이패드를 하나 가지게 되었는데 이것이 완전 밥도둑, 아니 시간도둑입니다.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다 날 새는 줄도 모르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평소 이런 저런 글을 쓰던 차에 조금은 건조한 느낌의 디지털 그림에 아날로그적 논리나 감성의 글을 덧붙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과 색이 언어의 부축을 받고, 언어가 선과 색의 어시스트를 받는, 글과 그림의 조합이 어떤 상승작용을 하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보일샘의 포스트카드’를 보시는 재미가 될 것입니다. 매주 월, 수요일 아침, 보일샘의 디지털 카드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따듯한 기운과 생동감을 얻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구는 사랑을 나누기 알맞은 행성입니다. 


침묵을 생산해내는 공장, 나무들도 때로는 이런 불평을 늘어놓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인간들이 공생이라고 이름 붙이는 모듬살이는 실제로 적들의 일방적인 ‘침입’에 불과하다. 딱따구리는 흠집을 내고, 진딧물은 수액을 빨아대고, 좀벌레와 들쥐들은 둥치와 뿌리를 갉아대고, 곰팡이들은 뿌리를 파고들어 목질을 파먹는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나무의 부패요 분해다. 어떤 날짐승이나 길짐승도, 심지어는 미생물도, 나무꾼도 벌목꾼도 나무들의 안위를 돌보지 않는다."

그것은 일면을 바라보는 인간의 언어일 뿐, 오늘도 침묵의 달인, 나무는 붙박이의 자세로, 제가 서 있는 자리에 홀로 우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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