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분석 후 매각한 한화… 재조명된 'DK 전략'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안정준 기자 | 2017.07.18 05:32

KAI 가치 부풀려졌다는 판단… 두산DST 인수로 '실리' 택해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지난해 1월 한화의 방산 계열사 한화테크윈이 한국항공우주(KAI) 보유 지분 10% 중 4%를 주당 7만7100원에 매각하자 시장에서는 뜻밖의 결정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연이은 수주로 회사 주가가 치솟던 당시 하성용 KAI 사장은 "저 같으면 팔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로부터 1년 6개월 정도가 지난 현재 KAI 주가는 5만1000원으로 내려앉았고 회사는 방산비리로 검찰의 고강도 수사를 받는다.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를 주축으로 한 한화 경영진이 KAI 대신 인수한 두산DST(현 한화디펜스)는 그룹 방산 도약을 이끌고 있다.

17일 방산·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디펜스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16.5%가량 성장한 8967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화그룹이 두산그룹으로부터 이 회사를 인수한 첫 해인 지난해에도 매출은 전년보다 10.9% 늘었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가 담당한 장갑차, 대공무기, 유도무기 등 각 사업영역이 상호 보완관계를 유지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디펜스의 선전으로 이 회사를 비롯해 한화지상방산과 한화시스템 등 방산업체들을 산하에 두고 있는 한화테크윈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디펜스가 방산 분야를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려는 그룹 전략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한화는 글로벌 방산 10위권 진입이라는 중장기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두산DST를 인수했다. 이를 바탕으로 탄약과 정밀유도무기, 자주포, 레이더 등에서 기동·대공무기는 물론 발사대 체계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 글로벌 종합 방산회사의 뼈대를 만들었다. 글로벌 시장 도약을 위한 중장기 전략 추진의 초반 성적표가 나쁘지 않다는 평이다.

특히 1년 전 KAI와 한화디펜스 중 후자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신의 한수'였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한화는 지난해 1월 KAI 지분 10% 중 4%를 매각해 약 2800억원 가량을 마련했고, 이 자금으로 같은 해 5월 두산그룹에서 두산DST(인수 가격 약 7000억원 추정)를 인수했다.

일각에서는 뜻밖의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연이은 완제기 수출로 바로 직전 해였던 2015년 수주는 창사 이래 최대인 10조원을 기록했고 주가 역시 10만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점으로 올라서다. 게다가 '한국의 록히드마틴'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한화가 궁극적으로 KAI를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었다.

당시 선택을 주도한 김 전무는 이 같은 KAI '대세론' 보다 이 회사의 이면에 주목했다. 2015년 감사원 감사로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경영진 비리와 원가 부풀리기 등을 감안하면, KAI의 당시 가치는 부풀려졌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민영화 반대 여론 등도 감안해 단호하게 포기 결정을 내리고 두산DST라는 '실리'를 택했다는 후문이다. '거품' 리스크가 있는 데다 최대주주인 정부 지분율이 27% 밑인 KAI는 추후 언제든 인수를 노릴 수 있지만, 알짜 사업군을 갖춘 두산DST는 인수 후 '즉시 전력' 감이었던 셈이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여전히 KAI의 지분 6%를 보유 중인 한화가 장기적으로 KAI 인수 계획을 접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KAI 조사 상황과 민영화 여론 등에 따라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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