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로 글로벌 공략…라인프렌즈 美 법인 설립

머니투데이 이해인 기자 | 2017.07.04 03:00

내달 뉴욕에 130평 규모 라인프렌즈 스토어 오픈…'문화화'로 북미 사로 잡는다


라인의 캐릭터 사업 전담 자회사 라인프렌즈가 올해 초 미국 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유럽과 함께 ‘꿈의 시장’으로 꼽았던 미국 시장 공략 차원에서 캐릭터 등 문화상품으로 우선 접근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술 투자 위주의 유럽 시장 전략과는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라인프렌즈는 오는 8월 미국 뉴욕에 ‘라인프렌즈 스토어’ 오픈을 앞두고 지난 2월 ‘라인프렌즈 아메리카’(LINE Friends America)라는 사명으로 법인을 현지 등록했다. 라인프렌즈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캐릭터 상품 개발, 제조 및 판매 등을 위해 설립된 자회사다.

라인프렌즈가 우리나라 외에 별도 현지법인을 세우는 건 중국에 이어 두번째다. 라인프렌즈는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 베이징, 홍콩 등 전 세계 11개국에 총 78개 매장을 운영 중이지만 법인은 중국에만 있다. 라인은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립한 ‘라인 유로-아메리카’ 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그럼에도 라인프렌즈 법인을 둔 것은 현지에서 캐릭터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기 위한 행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IT 서비스로 직접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보다 누구나 좋아하는 귀여운 캐릭터를 활용해 하나의 문화코드로 접근해보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문화화’(culturalization)는 라인 신화의 주역으로 꼽히는 신중호 CGO(글로벌사업전략담당)가 꼽은 라인의 글로벌 성공 비결 키워드기도 하다. 서비스를 현지 문화에 맞춘다는 뜻인 동시에 하나의 문화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들어 북미지역에서도 모바일 이모티콘 캐릭터 산업이 부쩍 주목받고 있다. 페이스북, 스냅챗 등 현지 인기 서비스들의 이모티콘 종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수익성 강화에 집중해온 애플 역시 최근 이모티콘 사업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콤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모바일앱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스냅의 이모티콘 제작앱 빗모지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라인은 미국 캐릭터 시장 공략을 위해 오는 8월 뉴욕 타임스퀘어에 130평 규모의 라인프렌즈 스토어를 오픈한다. 아시아 캐릭터 브랜드 최초다. 라인프렌즈 뉴욕 스토어의 위치는 1515 브로드웨이. 하루 유동인구가 33만명에 달하는 곳이다. 뉴욕 명소 중 한 곳인 라이온킹 공연장으로도 유명한 건물이다.

다만 아시아시장에서 인기를 끈 라인프렌즈 캐릭터들이 북미지역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 라인프렌즈 측은 “지난 5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라이센싱 엑스포에서 200개 이상 업체와 미팅을 진행하고 총 1000만 달러가 넘는 계약을 성사시켰다”며 “특히 미국과 유럽의 글로벌 브랜드와 바이어들의 관심이 뜨거웠다”고 귀띔했다. 설립 3년 차인 라인프렌즈의 지난해 매출은 1010억원. 전년 대비 168% 성장했다.

한편 오는 8월 라인프렌즈의 미국 캐릭터 사업이 본격화되면 네이버 그룹의 글로벌 공략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최근 AI(인공지능) 연구분야에 특화된 XRCE(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를 인수하고 프랑스 소재 유럽 최대규모 스타트업 보육시설인 스테이션F에 참여하는 등 이해진 창업자를 중심으로 유럽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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