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화갤러리아, 제주공항 면세점 특허 반납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 2017.07.03 04:20

'사드 타격' 유커 90% 상당 급감하며 운영에 타격…인천공항 입점업체들도 '고심'

한화갤러리아가 제주공항 면세사업에서 철수한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인 관광객들이 급감하며 매출이 큰 폭 줄고 임대료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서다.

2일 공항공사와 면세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최근 한국공항공사 측에 공식적으로 조기 특허반납 의사를 전달했고, 협의를 거쳐 공항공사 측으로부터 서면 동의를 받았다. 한화갤러리아의 특허 기간은 오는 2019년 4월까지이지만 신규업체가 선정되고 관세청 특허권 반납 절차가 마무리되면 이르면 연내 영업이 조기 중단될 전망이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2014년 제주국제공항 면세사업자 선정 입찰에서 사업권을 따내 현재까지 운영해왔다. 제주공항 3층 국제선 출국장에서 화장품, 패션잡화, 선글래스, 담배, 주류, 한국 특산품 등을 종합적으로 취급해왔다. 연간 임대료는 240억원 상당으로, 입찰 당시 해당 면세점 연간 매출이 600억원 수준에 달하고 중국인 입국객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이를 감안해 사업에 적극 나섰다.

제주공항 면세점 특허권을 따낸 후 오픈 1년 만에 흑자를 달성하는 등 초기에는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 3월 중국정부가 현지 여행업체들을 대상으로 한국여행 금지령을 내린 이후 제주편 전세기와 크루즈 운항이 중단됐고 중국인 관광객 수가 80~90% 급감하며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사드 영향이 본격화한 지난 4∼5월 두 달간 월 매출액은 80% 이상 감소해 임대료에도 미치지 못하는 20억원 이하로 떨어졌다.

이에 한화갤러리아는 공항공사 측에 사드 국면이라는 예외적 상황이 발생한만큼 한시적으로 매출에 비례해 임대료를 납부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하지만 공항공사 측은 국가계약법에 따라 정한 입찰가를 임의로 조정하기는 어렵다며 난색을 표해 결렬됐고 결국 특허권 반납 카드를 꺼내게 됐다.


한화갤러리아의 면세점사업은 자회사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진행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 788억원, 영업적자 48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7% 늘었지만 적자폭은 3배 이상 확대됐다. 한화갤러리아는 당초 서울 시내면세점(갤러리아면세점63) 진출에 이어 면세사업을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손실이 커지자 결국 1개 사업을 정리해 시내면세점 사업 집중을 선택한 것이다.

한편 시장에서는 이같은 공항면세점 '이탈 러쉬'가 잇따를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천공항에 입점해 있는 호텔롯데, 호텔신라, 신세계 등 면세사업자들도 상황이 좋지 못하다. 올들어 시내와 공항면세점의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며 매출이 3분의1 감소한 가운데 막대한 공항면세점 임대료가 적자 우려를 키우고 있는 것.

입찰이 진행된 2015년 이후 해마다 임대료를 올려 지불하는 식의 계약을 맺는 등 중국인 관광객 증가를 염두에 두고 입찰에 참여했지만 상황이 크게 달라져 피해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에 지불한 임대료는 4518억원으로 인천공항에서 거둔 매출의 40%가량에 달했으며, 올해는 적자 우려도 본격적으로 제기된다. 인천공항면세점 입점업체들은 인천공항 제2터미널 신규 입찰과 연동한 가격 조정, 면세협회를 통한 매출연동 임대료 조정안 등 방안을 제시해 왔지만 공항공사측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제주, 인천공항 입찰 당시만해도 중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던만큼 면세업계의 당혹감이 크다"며 "공항공사도 기업측 요청을 쉽게 받아들일 수만은 없는 상황인만큼 향후 특허 반납카드를 꺼내는 기업들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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