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급 잇달아 이탈…하반기 코스피 IPO '경고등'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 2017.06.29 04:25

에이비씨마트코리아 철회 이어 엘에스오토모티브 중단…남동발전·동서발전도 지연되며 코스피 IPO 시장 '암초'

하반기 IPO(기업공개) 시장을 달굴 기대주로 주목받은 코스피 예비상장 기업이 잇따라 암초를 만났다. 코스피 예비상장기업이 줄줄이 이탈하면서 IPO 시장에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간 온도 차가 커지는 모습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을 추진 중인 LS오토모티브(엘에스오토모티브)가 관련 절차를 중단했다. LS그룹 측에서 엘에스오토모티브 일부 주식을 글로벌 사모펀드 KKR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상장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앞서 이랜드리테일이 4월5일, 에이비씨마트코리아가 5월4일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했다. 또 조단위 시가총액이 예상된 한국전력 발전자회사인 남동발전, 동서발전은 아직 상장예비심사청구를 못할 정도로 상장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특히 남동발전과 동서발전의 경우 새정부 출범 이후 정책 변화에 따라 상장 계획을 다시 짜야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전 정부에서 결정한 상장 계획인 만큼 새 정부와 교감 없이 상장 절차를 진행하기는 부담이라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랜드리테일을 비롯해 엘에스오토모티브, 에이비씨마트코리아, 남동발전, 동서발전이 모두 코스피 IPO에서 주목을 받은 대어급이라는 점이다. 이랜드리테일과 엘에스오토모티브, 남동발전과 동서발전은 상장 뒤 시가총액 기준 1조원 이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다. 에이비씨마트코리아 역시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이 328억원으로 시장 분위기에 따라 5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 책정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코스피 시장 상장절차를 진행 중인 기업은 이랜드리테일이 최대주주인 이리츠코크렙기업, 테이팩스, 동양피스톤 정도다. 이중 이리츠코크렙기업은 지난해 12월 상장심사청구를 한 기업으로 상장승인이 늦어지고 있다. 테이팩스와 동양피스톤은 공모규모가 300억원 이하로 예상되는 등 코스피 상장기업 중 대어급은 아니다.


올해 코스피 IPO 시장은 상반기에만 아이엔지생명, 넷마블게임즈가 조단위 공모를 진행하며 상장 절차를 완료하는 등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를 토대로 올해 IPO 시장은 역대 최대 규모 공모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쌓였다.

현재까지 호전실업, 덴티움, 아이엔지생명, 넷마블게임즈 등 4개 기업이 코스피에 신규상장하면서 공모규모는 3조889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기록인 4조2586억원에 근접한 수치다.

다만 하반기 IPO가 예상된 대어급 기업이 잇따라 상장 절차를 철회하거나 일정이 지연되면서 코스피 IPO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올해 목표로 한 20개 기업 상장은 이미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린다. 2015년 16건, 2016년 13건이던 코스피 신규상장 종목 수가 올해도 역성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10년 이후 두 번째로 IPO 시장 총 공모자금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쌓이는 상황에서 하반기 코스피 시장 부진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대두된다. 거래소 유가시장본부도 대어급 기업의 잇따른 상장 절차 중단 및 지연으로 체면을 구겼다.

꾸준히 신규상장 기업이 등장하는 코스닥 IPO 시장과 대비된다. 코스닥 IPO 시장은 4000억원 이상 공모한 제일홀딩스가 오는 30일 상장을 앞두고 있고, 최대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하반기 상장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또 코오롱의 미국 바이오 자회사 티슈진, '검은사막'으로 유명한 게임회사 펄어비스 등 기대주가 대기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IPO 시장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지만 대어급 기대주의 잇따른 이탈로 코스피 IPO는 잠잠하다"며 "하반기 IPO 시장은 코스피보다 코스닥에 초점을 맞춰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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