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구글에 3조원 벌금 '철퇴'… 구글 때리기 확산되나

머니투데이 이하늘 기자 | 2017.06.27 20:52

非북미권 국가들 구글 규제 가속화…한국도 반독점 규제 움직임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27일 구글에 24억2000만유로(약 3조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당초 예상했던 10억 유로를 크게 넘어서는 징계 수위다.

특히 독점적 지위 남용에 대한 벌금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기존 최대 금액은 2009년 EU가 미국 인텔에 물린 10억유로다.

◇반독점 사상 최대 벌금…산업보호·세금 등 압박 강화=주요 외신에 따르면 EU는 지난 2010년부터 7년간 구글이 검색결과를 보여줄 때 '구글쇼핑' 등 자사 부가서비스의 결과를 먼저 보여주는 등 검색시장의 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것으로 보고 이같이 결정했다.

유럽 시장에서 90% 이상의 검색점유율을 차지한 구글이 이를 무기로 자사 서비스와 타사 서비스를 차별하려는 움직임에 철퇴를 가했다. 구글의 영향력 확대로 애를 먹고 있는 EU 현지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을 보호하겠다는 속내 역시 담겼다.

이번 징계 이후 세계 각국에서의 구글 견제 움직임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세계 각국에서는 구글의 영향력 전이를 막기 위한 규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러시아는 구글이 모바일 앱 선탑재를 강요했다며 680만 달러(약 77억282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인도 역시 구글이 검색결과를 조작했다며 법원에 제소를 한데 이어 최근에는 구글 스트리트뷰 서비스를 안보 이유로 불허했다.

영국과 이탈리아는 EU '구글세' 도입 이후 각각 1억3000만파운드(약 1900억원), 3억6000만유로(약 3800억원)의 세금을 구글로부터 거뒀다. 최근 일본이 '공정한 빅데이터 수집 가이드라인' 제정에 나선 것도 구글의 미래산업 선점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인터넷 감시 시스템인 '만리방화벽'(Great Wall)을 활용해 아예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IT기업의 진출을 노골적으로 견제한다. 이 같은 보호막에 힘입어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기업들의 성장을 일굴 수 있었다.

◇구글 견제 나서는 한국, 이번엔 성공할까=한국에서도 구글의 시장지배력 남용 논란은 오랜 기간 지속됐다. 검색 시장은 네이버, 카카오(다음) 등 토종기업들이 선전하면서 중국, 러시아와 함께 1위 자리를 구글에 내주지 않았지만 스마트 모바일 시대 이후 플랫폼 지배력을 앞세운 구글의 공세에 국내 기업들이 힘겨운 싸움을 펼치고 있다.


특히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 구글이 서비스하는 앱을 선탑재하는 문제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논란이 됐었다. 하지만 2013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무혐의 결정을 내리면서 소강상태에 빠졌다.

최근 수년간 EU 등이 앱 선탑재에 대한 제재에 나서면서 지난해 10월 공정위가 이 문제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업계에 따르면 이렇다 할 진척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빅스비 등 자체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구글이 방해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도 지난 2월 시작됐지만 아직 그 윤곽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김상조 위원장 취임 이후 공정위 역시 구글의 시장지배력 남용에 대한 조사 및 검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존 앱 선탑재 및 앱 개발 방해에 대한 검토작업을 이어가는 동시에 미래성장산업인 빅데이터 시장 경쟁환경도 들여다 보기로 했다. 데이터 수집 과정 상 불공정 행위와 후발주자의 시장 진입 저해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구글을 비롯한 해외 기업의 세금 납부 제도 개선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물리적 재화가 움직이던 과거의 경제환경과 달리 국경과 지역 장벽이 없는 정보화 시대에 맞는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것. 실제로 구글은 지난해 한국에서 1조원 중반대 이상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국에 낸 세금 내역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을 비롯한 해외 기업은 국내에 서버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규제의 대상에서 제외되고, 수익 대비 세금 납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번 EU의 수위높은 제재에서 알 수 있듯이 구글에 대한 규제는 '쇄국정책'이나 '갈라파고스 규제'가 아닌 전세계적인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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